정확히 31일 오후 5시가 되자 울산 남구 삼산동 롯데호텔 앞에 희망버스 한 대가 도착했다.
서울에서 온 1호차에서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박상철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노동자와 대학생들이 하차했다. 곧 이어 부산과 창원 등에서 출발한 희망버스가 속속 도착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2시간 가량 각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희망버스는 울산 남구 삼산동 일대에 10대, 남구 신정동 공업탑로터리 주변에 9대, 중구 성남동 일대에 6대 등 모두 25대가 도착했다. 이들은 한 시간 가량 시내 중심가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현대차 비정규직이 직면한 처지와 불법파견 부당성 등을 호소했고, 이후 한 시간 가량은 20~30명씩 행렬을 지어 '비정규직 철폐' '불법파견 구속 수사' 등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희망버스 참가자들 "불법파견 처벌해야"
남구 삼산동 롯데백화점 앞에 모인 서울, 부산 등에서 온 참가자들은 '경찰폭력, 공압탄압 마침표'라는 미션을 수행했는데, '난 니가 싫어 정몽구 OUT' 이라고 적힌 풍선 수백 개를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인근 롯데백화점 앞에서는 참가자들이 미리 색종이로 오려 만들어 온 '비정규직 없애는 희망의 꽃다발'을 시민들에게 나눠 주며 부착토록 하는 이벤트도 벌였다.
롯데백화점 앞에서 연설을 한 한 탑승자는 "저는 서울에서 5시간을 달려 이곳 울산에 왔다"며 "제가 온 이유는 현대차 자본이 비정규직을 대하는 행태가 기분 나빠서"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 가봤는데, 덩치가 큰 용역업체 직원들이 있더라, 이들은 얼마 전 대법 판결 이행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현대차 비정규직들에게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고 시민들에게 알렸다.
1km 가량 덜어진 현대백화점 거리에서는 평택과 경북에서 온 희망버스 탑승자들이 거리 연설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현대차는 불법파견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을 오랫동안 착취해왔다"며 "범죄인 불법파견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몽구 회장을 법에 따라 엄정 처벌하는 것 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미션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 6시부터 각 희망버스 탑승자별로 20~30명씩 짝을 지어 피켓을 들고 울산 최고 번화가인 삼산동 거리 곳곳을 행진했다. 이들이 행진하며 '불법파견 엄벌'과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자 주말을 맞아 시내로 나온 많은 시민들이 관심있게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거리에서 연설 등을 하자 "복잡하다"며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앞에서는 10여 명의 남녀가 미션을 진행하는 희망버스 참가자들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는 보습이 포착됐다. 이들은 모두 노란색의 '시민참관단' 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있었다. 이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묻자 "희망버스가 준법 집회를 하는지, 또는 경찰이 무리하게 통제는 하지 않는지 지켜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