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6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국제중고 설립계획의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6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국제중고 설립계획의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대전국제중·고'를 '귀족 특권학교'로 규정하고 설립계획(안)의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대전지부와 대전경실련, 대전참여자치연대, 대전여성단체연합, 대전충남민교협 등 대전지역 1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대전교육공공성연대'는 6일 오전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역여론 수렴 없이 불도저식으로 추진하는 '대전국제중·고' 설립계획은 즉각 백지화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교육청(교육감 김신호)은 최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내에 설립 계획이었던 가칭 '대전국제중·고등학교'를 구)유성중학교 부지로 계획을 변경하여, 오는 201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부지 변경 이유에 대해 "그동안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 조성 사업이 지연되면서 과학 벨트 내 '대전국제중·고' 설립이 불투명하여 대전지역 우수인재의 외부 유출이 가속될 것으로 예상되어 설립 위치와 개교시기에 대해 재검토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공공성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김신호 교육감이 아무런 민의 수렴 절차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야욕을 실현하기 위해서 대전국제중·고 설립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데 대하여 분노한다"며 "이를 견제하고 질타해야 할 지역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대전시장 등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팔짱만 끼고 있는 행태에 대해서도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교육청은 마치 대전국제중·고가 과학벨트 성공의 선결조건인 양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 이전에 과연 대전에 국제중·고 설립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지를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교육청은 심지어 대전국제중·고 설립 계획안을 아무런 의견 수렴 없이 제멋대로 변경하여, 현재 유성중학교 자리에 둥지를 튼 새솔센터(학교폭력 가해학생 특별교육기관)를 다른 곳으로 밀어내고 그 자리에 국제학교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대전교육청의 불도저식 독재행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전국제중·고 설립을 반대하는 4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우선 첫째는 국제학교 설립에 대한 지역여론 수렴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제학교가 현재 우리사회에서 '학교 서열화'를 가속시키고, '공교육을 황폐화'시키며, '사교육을 무한 팽창'시켜 사회적 부작용을 낳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여론수렴을 거치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

둘째는 교육청이 내세우는 '지역 인재유출 방지'와 '글로벌 인재양성', '과학벨트 연구원의 정주여건 마련' 등의 국제학교 설립 당위성이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인근 세종시에 세종국제고가 있고,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대전외고가 있으며, 귀국자 자녀를 위한 특별학급이 운영되고 있어 연구단지 연구원들의 정주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다는 주장이다.

셋째는 국제학교가 학교 서열화와 사교육 팽창을 가속화 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며, 마지막 넷째는 국제학교가 사실상 국내 거주 일부 부유층 자녀를 위한 '귀족 특권학교'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대전교육공공성연대'는 끝으로 "과연 누구를 위한 대전국제중·고 설립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주민직선으로 뽑힌 교육수장이 민의 수렴을 위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소수 특권층을 위한 학교 설립을 강행하는 것은 주민의 뜻을 거스르는 반민주적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김영주 전교조대전지부장은 "국제학교가 설립되면 일반학교 보다 2~3배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게 된다"며 "과연 공교육에 투자해야 할 예산을 일부 소수의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사용해도 되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대전교육공공성연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문과 김신호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서류를 대전교육청 민원실에 제출했다.


#대전국제중고#국제학교#대전교육공공성연대#전교조대전지부#대전교육청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