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현에서 어린이 갑상선암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100만 명당 10명에 불과했으나 8월 20일에 발표된 조사에서는 43명으로 급증했습니다. 방사능 식품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는 조례를 제정해야 하고 이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합니다."지난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일본산 수산물에서 세슘이 지속적으로 검출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방사능으로부터 취약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제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구와 경주, 안동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구경실련 등 36개 단체는 10일 오전 대구시청과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급식 조례를 제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지속적으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되고 그 심각성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괴담' 수준으로 가볍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2년 6개월만인 지난 5일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모든 수산물에 대해 수입을 금지하고 세슘에 대한 기준치를 낮추는 특별조치를 결정했지만 이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대책만으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일부 현의 수입을 금지하는 소극적 조치만 취할 게 아니라 일본에서 수입하는 수산물과 축산물 전체를 방사능 검사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수입금지를 실시하는 등의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어 "정부가 말하는 '기준치 이하는 안전하다'는 말은 거짓이고 피폭량의 증가에 따라 암 발생률도 증가하는 것은 이미 많은 역학적·생물학적 데이터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하고 "방사성 물질은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성장기의 유아 및 어린이들에게 더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계명문화대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일본인 오카다 다카시씨는 "일본 아베 총리가 '방사능 오염물은 후쿠시마 제1원전 0.3㎢의 항만 내에서 완전히 차단되고 있다'며 안전을 보증한다고 말했지만 이는 완전한 거짓말"이라며 "항만 내에서 잡은 쥐노래미에는 1kg당 세슘이 74만 베크렐(Bq), 20km 권내 해역에서 잡은 쥐노래미는 2만 5,800베크렐(Bq)이 검출됐다"고 말했다.
다카시씨는 "일본정부가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되는 방사능에 대해 발표하는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방사능에 취약한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에 동조한다"고 말했다.
박혜령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도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원자력이 얼마나 위험한지 전세계가 경험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체르노빌 사고에 비해 10배가 넘는 엄청난 재앙"이라고 말했다.
이어 "방사능으로부터 취약한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만 노력한다고 되지 않는다"며 "방사능에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학교급식조례를 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휴대용 측정기를 이용해 식품방사능을 검사하는 곳은 서울과 부산, 인천, 광주, 경남도 등 5곳 뿐이고 자체적으로 식품방사능 검사를 실시하지 않는 교육청도 13곳이나 되는 등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질타하고 "대구경북에서부터 방사능 안전급식조례를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식재료에 대한 정기 및 수시 검사, 방사성 물질 검사를 위한 감시위원회 설치, 방사능 허용 기준치 강화, 방사성 검사 결과 교육청 홈페이지 공개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