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은 옛 군산역에서 페이퍼코리아회사까지 원자재와 제품을 실어나르기 위해 만들어졌다. 페이퍼코리이선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구간은 약 2.5km이며, 1944년 4월 4일 개통되었다. 이후 2008년6월말까지 화물열차가 다였던 곳이나,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다.
철길 곁으로는 '기차길옆 오막살이 아기아기 잘도 잔다'하는 노랫말이 절로 떠오를 만한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작은 집들마다의 문은 획일적이지 않다. 도시에서 혹은 아파트 촌에서 만난 획일적인 문에 익숙해진 눈인 터라, 집집마다 다른 문들을 보는 데에는 시간이 걸렸다.
허술하고, 제각기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만든 문들과 오래된 문들, 추위도 막지 못할 것 같고 소음도 막지 못할 것 같은 문들이 견고하게 닫힌 도시의 문들보다 더 정겹게 다가온다.
문이란, 안과 밖을 나누는 공간이 아니라 안과 밖을 연결해주는 공간이다. 그러나 도시의 문은 세상으로부터 견고하게 고립시킨다. 경암동 철길마을의 문은 견고하지 않다. 그리하여 안과 밖이 소통하는 문으로 느껴진다.
불통의 시대를 살아간다. 이 불통의 시대에 안과 밖의 경계는 있으나 소통하고 있는 소박한 문들이 입을 모아 소통을 이야기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