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이후 금강이 식수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수질이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수도인 세종시의 상수원 문제를 비롯해 4대강 사업 전반의 부작용이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29일 SBS는 <8시뉴스>와 <SBS 스페셜> '4대강의 반격'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한국수자원공사 내부 문서를 공개했다. 지난 8월 충청남도가 의뢰해 수자원공사가 작성한 내부 자문회의 문건이다. 이 문건에 따르면 금강 공주보 상류와 백제보 상류의 수질을 검사한 결과, 지난 1년 가운데 5개월 동안 암모니아성 질소 수치가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강에는 상류의 세종보, 중류지역에 공주보와 백제보 등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3개 보가 위치해 있다.
이 보고서에서 수자원공사는 금강의 수질이 발암물질과 피부 청색증 발생 우려가 있을 정도로 나빠져 상수원으로 쓸 수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강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차례 물고기 떼죽음이 발견돼 수질 오염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곳이다. 지난해 5월에는 금강 지류인 미호천에서 수천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고, 같은 해 10월 백제보 상류에서 5만4천 마리가 폐사했다. 지난 2월에는 공주보 상류에서 물고기 20마리, 자라 3마리가 폐사했다.(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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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금강의 오염은 강의 흐름을 막은 대형 보가 강으로 유입된 오염물질을 정체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해당 방송에서 "강은 물이 흐르지 않으면 썩는다는 건 기정사실이다, 종국에는 댐(보)를 다 해체해야 한다"며 "국민적 합의를 통해 논의를 진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4대강, 이제 '死帶江'"그밖에도 <SBS 스페셜>은 이날 방송에서 그동안 발생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총정리 하는 내용을 내보냈다. 4대강 사업이 급작스럽게 추진되는 과정에서 국가의 기본법들이 모두 무시됐고, 결국에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대형건설사들의 주머니만 채우는 사업이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사업을 견제할 수 있었던 정부기관과 국회, 언론의 역할이 부재했음을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4대강의 반격'편은 SBS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방송 보러가기)
SBS의 이 프로그램은 다른 언론매체의 인용기사가 이어지는 한편 SNS상에서도 화제가 됐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30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토요일 11시 15분에 SBS가 방영한 '4대강의 반격' 편을 강추(강력 추천)합니다. 정말 충격적인 내용입니다"라며 "SBS 찬사를 보냅니다"라고 썼다.
그는 이어 "어떤 분께서 '4대강은 총체적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부산 대구 대전 등지는 그 시간에 다른 내용의 프로그램을 내보냈다고 하네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4대강, 이제 '死帶江'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