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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독소 구비하고 있지만 처방은 하지 않고 있는 태안군보건의료원 응급실 모습. 뱀에 물린 환자들은 항독소 처방차 태안의료원을 찾지만 혈관이 막히는 것을 막아주는 치료제만 처방받은 뒤 결국 서산의 대형병원을 찾아 항독소를 처방받고 있다.
항독소 구비하고 있지만 처방은 하지 않고 있는 태안군보건의료원 응급실 모습. 뱀에 물린 환자들은 항독소 처방차 태안의료원을 찾지만 혈관이 막히는 것을 막아주는 치료제만 처방받은 뒤 결국 서산의 대형병원을 찾아 항독소를 처방받고 있다. ⓒ 김동이

추석을 앞두고 밭일을 하던 중 뱀에 물린 이원면의 70대 할아버지와 60대 할머니는 해독을 위해 태안군보건의료원을 찾았다. 이들은 보건의료원에서 항독소를 이용해 응급처치를 해줄 것으로 믿었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다.

의료원측은 이 환자들의 상처 부위가 퉁퉁 부어올랐음에도 뱀 색깔부터 독사였는지 등등을 묻느라,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시간이 지체될 수록 조급해졌다. 독이 퍼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이후 의료원측에서는 이 환자들에게 링거를 주사했고, 3만 원의 응급처치비를 청구했다.

의료원 응급실에 도착해서 질문과 링거주사까지 40분 이상이 걸린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부터다. 응급실에서 맞은 링거주사가 항독소인 줄만 알고 있었던 환자들은 황당했다. 링거주사는 항독소가 아니었던 것.

태안보건의료원에 확인해 본 결과 이 노인환자들이 맞았던 링거주사는 (독으로부터 막힐 우려가 있는) 혈관을 유지시키는 일종의 치료제로 항독소는 아니며, 항독소는 모든 뱀물림 환자에게 다 처방하는 치료제가 아니라고 했다. 응급실 관계자는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서, 혹은 의사에 따라 처방하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면서 "환자마다 모두 처방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환자들이 처방받은 링거가 항독소가 아닌 일종의 치료제로 알려지자 환자들의 불안은 더해갔다. 지체하는 동안 몸 안에 독이 퍼져갔을 것을 염려해서였다. 곧바로 이 환자들은 태안의료원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서산의료원으로 향했다. 결국 이 환자들은 서산의료원에 도착해서야 가까스로 항독소를 처방받고 한숨을 돌렸다.

이원면의 70대 할아버지는 "뱀에 물려 독이 퍼져 겁이 나고 불안해 응급처치가 시급한 환자를 40분에서 1시간여 동안 잡아두는 등 태안의료원이 뱀물림 환자들에게 상식에서 벗어나는 짓을 하고 있다"며 "링거 주사하고 3만 원의 처치비도 받아서 해독소인 줄 알았고, 태안의료원이 독사해독주사약만 있으면 현재 의료진으로 충분히 처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응급처치도 안되고 마치 돈 벌기에 급급하다는 불쾌한 생각이 든다"고 성토했다.

덧붙여 이 노인은 "태안의료원에서 뱀독 해독에 도움도 안되는 링거주사에 3만 원의 치료비를 내고 지체하는 바람에 급해서 서산의료원까지 택시를 타고 가게 되었다"며 "태안의료원은 뱀물림환자에 대한 응급처치를 할 수 없다면 지체 없이 서산의료원으로 이송하거나 독사 해독 주사를 준비해야 된다"고 말했다.

항독소 구비하고 있는 태안보건의료원 "알레르기 등 우려 처방 안 해"

하지만, 태안군보건의료원에는 이 노인환자들의 우려와는 달리 항독소(해독소)를 구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태안의료원은 뱀물림 환자들에게 항독소를 주사하지 않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항독소가 부작용이 심하기 때문. 보건의료원 관계자에 따르면 항독소로 인해 알레르기나 쇼크 등으로 환자의 상황변화가 심해 치료 중 중환자실로 옮겨 갈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중환자실 병동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태안군보건의료원에서는 항독소로 인한 부작용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뱀에 물려 의료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아예 서산의료원이나 중앙병원 등의 대형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도록 안내를 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태안의료원 응급실 관계자는 "응급실내에 항독소가 구비되어 있긴 한데 최근에 야간 당직의사들이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뱀은 다른 나라와 다르게 독뱀이라고 해도 독이 약해 응급으로 치료만 해 주고 있다"며 "서산으로 환자들을 보내는 이유는 항독소를 맞으려면 항독소 자체에 부작용이 심해, 뱀의 독으로 인한 후처치도 필요한데 항독소를 처방했을 경우 환자를 관찰하면서 만약에 알레르기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해야하는데 우리 병원에는 중환자실도 없고 해서 환자를 위해 서산을 가도록 안내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항독소 알레르기 때문에 의사선생님들이 최근에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며 "큰 병원에 가면 처방과 치료를 병행해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알레르기에 대한 반응을 즉각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장비나 시설이 있는데로 가는 게 좋지 않겠나, 항독소는 한번 처방받는데 10만 원 이상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뱀물림 환자들이 항독소 처방하지 않는 문제로 의료원에도 항의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일부러 항독소를 처방하지 않는 건 아니"라고 하소연했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뱀물림#항독소#태안군보건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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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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