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최근 3년 동안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이 일본산 수산물을 학교급식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춘진 의원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대전은 지난 2011년부터 2013년 8월까지 13개 초·중·고교에서 가다랑어포, 꽁치, 명태 등 모두 542㎏의 일본산 수산물을 급식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80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며, 비율로 따지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환경단체와 교원단체가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이하 환경연합)은 1일 성명을 통해 "대전시교육청과 대전시는 학교급식에 대한 철저한 방사능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환경연합은 "이번 발표에서 더욱 충격적인 것은 지난 2011년 일본 원전사고 이후 대전지역 학교의 일본산 수산물 사용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 상황이 더욱 납득이 안 되는 것은 대전시교육청이 지난 9월, 2011년 일본 원전사고 이후 대전지역 학교급식에는 일본 수산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다고 언론에 홍보를 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전시 교육청은 일부 1~2개 학교에서 다량으로 사용한 것이지 다른 학교들은 사용량이 적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하고 있다, 이는 명백히 제대로 현장조사도 진행하지 않고 대책마련도 없이 거짓 발표를 한 것"이라며 "시민들의 눈을 속이고 우롱해 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맹비난했다.
환경연합 또 "우리는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를 무사안일 한 태도로 대처하는 것에 크게 우려를 표한다"며 "아동 및 청소년들의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학교급식에서라도 철저한 방사능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전시 교육청은 식재료 사용 실태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공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며 "이와 함께 학교급식 식재료에 대한 방사는 물질 검출 장비와 인력을 구축하고, 방사능 검사를 의무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전교조대전지부(이하 대전지부)도 성명을 내고 대전시교육청의 거짓말을 강력히 비난했다. 대전지부는 "문제는 대전시교육청이 거짓말을 했다는 데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 달 12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2011년 일본 원전 사고 이후 학교급식에 일본 수산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며 "교육청은 도대체 뭘 조사했다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대전지부는 또 "13개 학교에서 542kg을 사용한 것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수준'이란 말인가"라면서 "대전시교육청은 축소·은폐 의혹에 대해 한 점 부끄럼 없이 낱낱이 진실을 밝히고, 대전 시민 앞에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대전지부는 끝으로 "김신호 교육감은 학교급식 식재료 사용 실태에 대한 철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시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