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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당전망대 가는길
팔당전망대 가는길 ⓒ 박정훈

친구에게 전망 좋은 곳을 추천받다.

평소 드라이브를 좋아하고 DSLR 카메라를 들고 사진 찍으러 자주 다니는 친구가 하나 있다. 마치 <화성인 바이러스>에 나와야 할 정도로 레저와 취미에 집중하는 친구다.

어느 날 "가족들과 가을 바람 좀 쐬고 싶은데 근처에 전망 좋은데 없을까?"라는 갑작스런 나의 말에 친구는 골똘히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까운 곳이었으면 좋겠다. 아는 데 있으면 추천좀 해줘"라는 나의 말에 더 고민하다가 금세 떠오른 곳을 자신 있게 추천해 주었다. "가슴이 확 트일 만한 곳"이란 말과 함께.

"다 공짜야! 입장료도 주차료도 모두! 게다가 한강이 한눈에 보여! 어때 좋지?"라며 한 번 가볼 것을 권했다. 장소는 생각보다 가까웠다. 집에서 10여km 떨어진 거리였다.

바로 그곳은 경기도 광주 남종면 분원리에 있는 팔당전망대였다. 그 동네는 가끔 가긴 했다. 시골길이긴 하지만 벚꽃이 필 때는 장관이기 때문이었다. 벚꽃이 한창일 때는 한쪽으로는 팔당이 보이고 길 양옆에는 벚꽃이 촘촘히 핀다. 드라이브하는 차안으로 향이 밀려올 만큼 벚꽃이 만발한다. 그렇게 벚꽃 향기가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는 드라이브 코스도 무척 분위기가 있다. 헌데 그렇게 지나갔는 데도 그곳에 전망대가 있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었다.

일단 친구의 말을 믿어보기로 하고 그곳으로 출발을 했다. 가족들과 가기 전 사전답사도 할겸 바람도 쐬고 4대강 중 하나인 한강의 팔당을 구경하고 수질도 한 번 확인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곳에 가는 길은 넓은 가을 하늘과 땅이 맞닿아 바람이 휘몰아쳐 다가왔다. 가슴이 탁 트이는 하늘과 예상 외로 산지가 많은 지형임에도 산과 들, 강이 어울리는 광각의 경치가 살아있어 나름 탁월했다. 아직 공해가 덜 뭍은 자연의 바람도 차창 속의 나에게 다가왔다.

가는 길은 이가 시릴 정도로 파란 하늘이 맞닿아 있는 남종면을 지나가야 했다. 팔당도 저런 시린 맑고 파란 색을 가지고 있을지 기대감을 갖게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10층의 팔당전망대
10층의 팔당전망대 ⓒ 박정훈

그런데 막상 도착해 보니 휑해 보이는 10층짜리 건물만 보였다. '이게 뭐야? 이왕 온 거 속은 셈치고 함 올라가 보자! 주차나 관람이 공짜인데, 뭘'이란 생각을 하며 전망대로 올라갔다. 최소한 팔당의 수질이라도 친히 볼 수 있을 거라는 자기 위로와 함께.

 팔당전망대 9층 입구
팔당전망대 9층 입구 ⓒ 박정훈

팔당전망대 9층에 내려서 입구로 들어갔다. 겉모습과는 달리 막상 올라가 보니 친구에게 감사한 맘이 들었다.

전망대는 마치 분위기 좋은 카페처럼 꾸며져 있었다. 바 의자에 앉아서 분위기를 잡으며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통일 전망대에서나 볼 만한 큰 망원경도 무료로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전망은 어찌나 좋은지. 팔당댐, 다산유적지, 남한강, 북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이가 시릴 정도로 푸른 가을 하늘과 맞닿은 팔당호를 한눈에 시원스럽게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니. 정말 길가다 임자 없는 돈이라도 주운 느낌이라고나 할까?

 팔당전망대 라운지
팔당전망대 라운지 ⓒ 박정훈

 전망대에서 본 팔당 댐
전망대에서 본 팔당 댐 ⓒ 박정훈

 전망대에서 본 팔당 전경
전망대에서 본 팔당 전경 ⓒ 박정훈

팔당은 한강의 큰 축을 이루는 부분으로, 서울 및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를 책임진다. 서울특별시와 인천광역시, 경기도 일부 지역을 관할로 하여 생활용수를 공급한다. 이곳은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개발제한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다. 한강은 남양주와 광주시 그리고 하남시와 양평군에 걸쳐 상수원 보호구역을 설정하고 있는데 그중 광주시에 가장 넓은 면적(전체 면적의 52.6%)으로 자리잡고 있다.

'허걱! 팔당에도 녹조가?'

 녹조를 착각하게 만드는 팔당의 마름들.
녹조를 착각하게 만드는 팔당의 마름들. ⓒ 박정훈

 녹조가 아니라는 수생식물 마름에 관한 안내문구
녹조가 아니라는 수생식물 마름에 관한 안내문구 ⓒ 박정훈

처음 팔당 전망대에 올라와서 많이 놀랐다. 팔당호의 물이 모두 녹색으로 보이기 때문이었다. '허걱! 팔당에도 녹조가? 큰일인데'라며 가슴이 두근두근 하는데 구석에 조그마한 안내 문구를 발견했다. 안내 문구에 따르면 팔당호가 녹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수질을 개선시켜주는 '마름'이라는 수생식물이라고 했다.

전망대 근처에는 붕어찜 같은 지역 특색 식당들이 즐비했다. 가족이나 지인들과 간단한 식사 후에 전망대에서 커피 한잔을 즐기면서 팔당호를 바라보는 것도 좋을 듯싶었다.

이왕 온 김에 근처도 한번 돌아서 가볼까하는 생각으로 주변을 돌아서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이곳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자그마한 감흥이 있었다. 바다를 옆에 끼고 달리는 7번 국도에 비견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가을의 팔당호를 옆에 끼고 드라이브하다보면 가슴이 팔당호에 기댄 듯 편안하고 시원해져온다. 마치 강을 가슴에 품은 듯한 느낌으로 자연의 힐링을 잠시나마 맛보는 기분이라고나 할까?

 주변으로 드라이브 및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에도 좋은 경관이 있다.
주변으로 드라이브 및 자전거 라이딩을 하기에도 좋은 경관이 있다. ⓒ 박정훈

간간이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하시는 분들이 보였다. 하긴 드라이브를 잠시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가을의 내음을 품은 듯 여백이 많은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이 가을이 왔음을 알려줬다.

올 가을 가족들과 함께 팔당에서 맞이할 이번 주말이 기다려진다.


#4대강#팔당#팔당전망대#녹조#마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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