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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18대 대선 개표시 분류기가 아직 종료도 안 됐는데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공표한 개표상황표가 8건 나왔다. 이뿐 아니다. 위원장 공표시각이 누락된 투표구 1건(우제 2동 5투), 교부수보다 투표수가 더나온 유령표 2표, 교부수보다 투표지가 덜 나온 실종표 11표, 기준치 훨씬 웃도는 미분류표 투표구 5건, 위원장 공표 전 데이터 보고 1건(부재자투), 수개표 누락 다수 등 여러 문제점이 목회자모임(18대 대선부정선규명목회자모임) 소속 김후용 목사의 조사로 최근 드러났다.

해운대구 우제2동5투 위원장 공표시각이 누락됐다.
▲ 해운대구 우제2동5투 위원장 공표시각이 누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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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함을 개함한 뒤 제일 먼저 거치는 단계가 투표지분류기(전자개표기)로 하는 분류작업이다. 그 다음 심사집계부와 검열위원석에서 '검열'하고 이상이 없으면 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최종 '공표'한다. 그러면 보고석에서 보고용 PC로 중앙서버에 후보자별 득표수를 '보고'하고 시도위원회에 개표상황표 사본을 팩스 전송함으로써 개표가 마무리된다. 이렇게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한 치의 오차 없는 개표의 정확성을 위해서다. 하지만 해운대구 대선 개표상황표에서 발견된 많은 결점은 선관위 개표관리의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분류기(개표기)의 분류작업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위원장이 개표결과를 공표했다면 심사집계부와 검열위원들이 해야 하는 '검열' 작업이 생략되었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분류기의 분류와 상관없이 개표결과가 이미 나와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납득하기 힘들다.

그런데 해운대구에서는 어째서 8개 투표구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해운대구 선거관리위원회(이하 해운대구 선관위) 윤성일 관리계장은 "당시 해운대구에 근무하지 않아 상황을 잘 알지 못하지만 분류기 시각은 기계로 찍혀 나오기에 정확하다. 위원장 공표시각은 수기로 적는데 아마 담당직원이 엉망으로 기재해 생긴 문제 같다"고 하였다.

해운대구 좌제3동2투 분류기 종료 1시 10분, 위원장 공표 1시 6분, 분류기 종료 4분 앞서 공표?
▲ 해운대구 좌제3동2투 분류기 종료 1시 10분, 위원장 공표 1시 6분, 분류기 종료 4분 앞서 공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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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계장 해명대로 위원장 공표시각 오기라면 적어도 '보고시각'은 맞아야 한다. 중앙선관위가 누리집에 공개한 투표구별 개표현황 1분 단위 데이터를 살펴보니 해운대구 해당 투표구의 위원장 공표시각과 보고시간은 거의 1-2분 간격이라 별 문제 없었다. 분명 심사집계부와 검열위원석 단계를 정상적으로 다 거쳤는데도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 남은 가능성은 분류기의 시각설정 오류다.

부산시선관위 관리계 구봉석 주무관은 "과연 확인해보니 분류기 시간설정이 잘못돼 있었다."고 해명하였다. 실제로 개표기 종료보다 앞서 위원장 공표가 이루어진 상황표의 기기는 모두 8번이었다. 수개표 시간이 3분, 7분(3건) 걸린 상황표 4건도 모두 8번 기기에서 나왔다. 분류기 시각설정 오류 때문이라는 선관위 해명이 타당해 보였다.

해운대구 부재자투 미분류표가 1321표(오차율 15.5%)나 된다.
▲ 해운대구 부재자투 미분류표가 1321표(오차율 15.5%)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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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선관위가 부실관리 책임을 모면할 길은 없다. 전체 97개 투표구 가운데 8건이나 계속 오류가 났는데도 개표가 종료되기까지 이 사실을 아무도 몰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공표시각을 누락했거나 유령표와 실종표가 발생하고 오차율 15.5%(부재자투 - 투표수 8488, 미분류표 1321)의 불량기기를 사용했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교부수보다 개표시 표가 더 나오는 유령표 현상에 대해 구봉석 주무관은 "투표록 오기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확한 원인은 설명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실제로 현 투표시스템에서는 투표용지의 일련번호가 투표사무관이 가져가는 절취선 한쪽에만 적혀 있어 투표함을 열어 검증하더라도 유령표의 원인은 규명되지 않는다. 때문에 전산전문가 이경목 교수(세명대, 전자상거래학)는 "투표지분류기 프로그램 조작에 의한 결과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구 주무관은 (해운대구 대선 개표상황표에 대해) "지적하신 대로 내용이 다 맞다. 중앙에서도 개표상황표상의 행정상 착오나 보고시각, 1분 단위 등 보고하라 해서 9월 초순쯤 일괄 보고 한 바 있다. 직원들이 바쁘다 보니 행정적 착오가 조금 있었던 것 같다.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니 할 말이 없다. 다음 선거에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철저히 교육시키겠다"고 하였다.


#부산 해운대구#투표지분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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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솔샘교회(solsam.zio.to) 목사입니다. '정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세상' 함께 꿈꾸며 이루어 가기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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