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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는 2009년 4월부터 매년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사후환경영향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09년 4월부터 매년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사후환경영향조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 한국수자원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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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아라뱃길에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동물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멸치 등 10여 종 이상의 해수어가 아라뱃길 주운수로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뱃길 주변에 염분이 침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결과는 한국수자원공사가 2009년 4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사후환경영향조사 결과에서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는 2009년부터 매년 한 번씩 조사결과를 담은 통보서를 내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에 생태계 교란종이 살고 있다는 내용은 지난 3월 나온 '경인아라뱃길 사업 통합 사후환경영향조사결과 통보서(아래 결과 통보서)'에 담겨 있다. 이 통보서에 따르면 뱃길 주변에 생태계 교란야생동물인 '황소개구리'와 '붉은귀거북'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하천('아라천')으로 지정된 주운수로에서는 대표적인 생태교란종인 '블루길'이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6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황소개구리와 자라 등은 한강이나 굴포천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태계는 한번 파괴되면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생태계 교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 사후환경영향조사(2012년)에서 조사된 어종들.
▲ 경인아라뱃길 어류 출현종 경인아라뱃길 사후환경영향조사(2012년)에서 조사된 어종들.
ⓒ 김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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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외래종 서식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고서를 보면 이전까지만 해도 아라뱃길 주운수로에는 굴포천에서 유입된 붕어나 참붕어 등 담수어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엔 멸치를 비롯해 아귀, 박대, 황복 등 10여 종이 넘는 해수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인아라뱃길이 추진될 경우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한국수자원공사의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셈이다.

김성우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경인아라뱃길에 해수 유통에 의해 염분이 침투해서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게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에 멸치, 긴몰개, 빙어, 아귀, 줄공치, 양태, 쥐노래미, 보구치, 황강달이, 흰베도라치, 쉬쉬망둑, 꾹저구, 황줄망둑, 검정망둑, 두줄망둑, 참서대, 박대, 황복 등 어류가 새로 발견됐다.
▲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에 서식하는 어종 경인아라뱃길 주운수로에 멸치, 긴몰개, 빙어, 아귀, 줄공치, 양태, 쥐노래미, 보구치, 황강달이, 흰베도라치, 쉬쉬망둑, 꾹저구, 황줄망둑, 검정망둑, 두줄망둑, 참서대, 박대, 황복 등 어류가 새로 발견됐다.
ⓒ 김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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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후조사 용역에 참여해 결과 통보서를 만든 연구진도 생태계 교란을 우려하고 있다. 통보서에 적힌 내용에 따르면 한 관계자는 "담수어의 경우 해수에 의한 영향에 따른 교란이 동시에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운수로 구간의 염분농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처럼 해수어가 다량 발견되면서 경인아라뱃길 주변 농경지와 지하수 등에 염분 침투 등의 피해가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작년 6월 경인아라뱃길 백석교 주변 미나리밭 3만3천여㎡에 아라뱃길의 염분이 유입돼 농업 피해를 본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도 현재 뱃길 주변 지하수에 대한 염분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공 측은 결과 통보서에서 "지난해 4월부터 염분도를 낮추기 위해 한강수와 해수의 유입량을 조정하고 있고, 염분 침입 여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조 원 이상을 쏟아붓고도 배가 다니지 않아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인아라뱃길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쓰게 됐다.

서해와 경인아라뱃길이 연결되는 경인아라뱃실 인천터미널 갑문 주변 전경
▲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갑문 서해와 경인아라뱃길이 연결되는 경인아라뱃실 인천터미널 갑문 주변 전경
ⓒ 김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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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경인아라뱃길, #생태계 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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