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요즘 먹는 방송이 뜨고 있다. 이는 아마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어서일 것이다. 또한 '언젠가는 나도 저곳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봐야지'하는 기대심리도 작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해피선데이 <1박2일>에 소개된 음식점이 다들 대박음식점이 되었다. 이후 먹는 방송은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해피투게더의 <야간매점>과 일요일 일요일 밤에 <아빠 어디가>의 먹방이 최근 시청자들의 식욕에 불을 지피고 있다. <야간매점>은 기발한 아이디어의 별난 음식에, <아빠 어디가>는 천진난만하고 꾸밈없는 순수한 아이들의 먹는 모습에 반해서다.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에서 소개한 <착한식당>도 빼놓을 수 없는 존재다.
지역주민 입맛 사로잡은 화순의 왕만두집
지난 6일 방영된 MBC 일밤 <아빠 어디가>에서 전남 화순의 특색 있는 음식을 먹는 '먹방'은 인기를 넘어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맛의 고장인 전라도의 단순한 맛집 소개를 넘어 동복면 하가마을 주민들에게 선물로 전달된 정이 담긴 음식은 묵직한 감동이었다.
오늘 소개할 음식은 지아네가 먹은 흑두부 버섯전골이나 김성주와 아들 민국이 먹은 팥죽이 아니다. 아빠 이종혁과 준수가 먹은 육회는 더더욱 아니다.
준수가 육회를 먹은 진미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빠 어디가>에 안 나왔어도 정말 유명해요"라며 지역주민이 소개한 '춤추는 왕만두'집이다. '혹시 프랜차이즈 아니에요?'라고 묻자 지역주민은 주인이 직접 만드는데 정말 맛있다고 했다.
사실 이런 소개 글은 난생처음이다. 그 분이 하도 진지하기에 '먹어보고 맛없으면 소개 안합니다'라는 전제 조건하에 그 집으로 향했다. 만두가게 주인아저씨(46·박민기)는 혼자서 만두집을 운영하며 어린 남매를 키우고 있다. 사람이 참 성실해 보인다.
춤추는 왕만두, '만두가 춤을 추다니' 나름 재미있는 상호다. '왕만두 한 개를 먹고 나면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까.' 아무튼, 그 이름에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알고 봤더니 <아빠 어디가>와 전혀 무관한 건 아니다. 가게가 방송에 소개는 안 되었지만, 이곳 사장님의 얼굴이 화면에 잠깐 나왔단다.
"하나는 친정엄마 드리고 하나는 아들 줄 거예요"
한 개에 1000원하는 왕만두와 왕찐빵이 주력상품이다. 왕만두는 고기만두와 김치만두가 있다. 둥근 복주머니 모양의 고기왕만두는 양파와 대파, 돼지고기를 다져서 넣었다. 유난히 내용물이 많이 들어가 식감이 풍부하다. 양파와 김장배추김치를 다져넣은 반달모양의 김치만두는 한국인의 입맛에 아주 딱이다. 맛돌이는 개인적으로 김치만두를 더 맛있게 먹었다.
"만두와 빵을 만든 지는 30년 됐지요."왕찐빵의 팥소 역시 푸짐했다. 직접 팥을 삶아서 사용한다. 팥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왕만두와 왕찐빵 둘 다 실속 있다. 속이 알차서 한두 개만 먹어도 포만감이 가득하다.
동네 주민들로부터 맛있는 집이라는 검증을 이미 거쳤다. 그렇다면 손님들의 반응은 어떨까. 오전에 다녀갔는데 먹어보니 정말 맛있어서 다시 왔다며 왕만두와 왕찐빵 두 봉지를 구입해간 손님의 맛에 대한 평가다. 광양의 김덕례(50)씨다.
"오전에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그래서 또 다시 왔어요. 하나는 친정엄마 드리고 하나는 아들 줄 거예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