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에서 대자연의 어머니라 불리는 지리산으로 가장 빨리 가려면 2004년 개통한 오도재를 넘어야 한다. 이곳의 뱀같이 구불구불한 고갯길 지안치(지안재), 오도재 정상의 지리산제1문, 지리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지리산조망공원이 지나는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눈부신 가을이 소리 없이 찾아왔다. 지리산 자락의 들판이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24번 국도의 함양로에서 들판 끝으로 보이는 조동마을과 지안치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예쁘다.
지안치는 자동차도 힘겹게 오를 만큼 구불구불한 고갯길(S자)로 지그재그로 타원형을 만든 고갯길이 오히려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한곳으로 사진작가들이 야간에 자동차 불빛의 궤적을 촬영하러 많이 찾는다. 낮과 밤의 풍경이 확연히 다른 이곳에서 느림보 거북이와 굉음을 내며 빠르게 달리는 F1경기를 동시에 떠올린다.
오도재 정상에 2006년 준공한 지리산제1문이 있다. 광장에 돌에 시구를 새긴 조형물이 많다. 변강쇠와 옹녀의 무덤이 제1문 오르기 전 만나는 주막 가까이에 있어 연관된 조형물들도 보인다. 제1문 위에서 바라보면 북쪽의 대봉산 산줄기와 남쪽의 지리산 산줄기도 한눈에 들어온다.
제1관문 옆 삼봉산 가는 등산로의 들머리에 산신각이 있다. 이 산신각에 선량한 백성을 위해 신라에게 나라를 넘겨준 가락국 제10대 구형왕과 망국의 한과 선왕들의 명복을 빌었던 왕후 계화부인에 관한 얘기가 전해온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 '추억과 낭만 찾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