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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그룹 계열 동부증권의 계열사 회사채 개인판매 비중이 47.6%로 절반에 육박해 불완전판매 등 피해자 양산이 우려되고 있다.
동양증권 불완전판매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부증권 역시 계열사 비우량 회사채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집중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이학영·이상직 민주당 의원이 16일 나란히 공개한 대기업 증권사들의 계열사 회사채·CP(기업어음) 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동부그룹 소속 동부증권의 계열사 회사채 개인판매 비중은 47.6%로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증권 계열사 회사채 개인판매 47%... '비우량 채권' 많아금융감독원에서 제출한 '30대 대기업집단 소속 증권사의 계열회사 회사채·CP 발행 현황' 자료에 따르면 30대 그룹에 속하는 8개 증권사 가운데 6개사에서 2010년 이후 발행한 계열사 회사채(41조 1016억 원)와 CP(1233건, 11조 6626억 원)가 52조 7642억 원에 이르고 이 가운데 21조 9730억 원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증권이 19조 8305억 원을 발행하고 13조 6282억 원을 판매해 가장 규모가 컸고,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한 HMC증권, SK 계열사인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동부증권, 현대증권 순이었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동부증권이다. 동부증권은 지난 3년간 모두 3조 5933억 원을 발행해 1조 6025억 원을 판매했는데 개인 판매 금액이 7491억 원으로 절반(47.6%)에 육박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들은 법인 판매 비중이 절대적이다. HMC투자증권의 경우 개인 판매는 32억4900만 원으로 비중이 0.11%에 불과했고, 동부 다음으로 개인 판매 비중이 높았던 한화투자증권도 9.3%에 그쳤다.
동양증권 역시 계열사 회사채와 CP 판매금액 1조 6999억 원 가운데 개인판매가 1조 5776억 원으로 93%에 달해 문제가 컸다.
동부증권의 경우 계열사 CP 발행 규모는 2233억 원에 그쳤고 대부분 회사채(3조3700억 원)을 발행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대부분 신용등급 A 이상 채권을 발행한 데 비해 동부증권은 BBB 등급 비우량 회사채가 많았다.
동부증권 관계자는 "동양증권은 투기등급인 BB 채권을 팔아 문제가 됐지만 우리는 BBB 이상 투자적격등급 채권이라 문제될 게 없다"면서 "동부 회사채는 투자적격 가운데서도 수익성이 높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많아 대부분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기관투자자, BBB 등급 인수 꺼려... '판매 금지' 해당 안돼신용평가사에선 회사채를 투자적격인 AA, AA, A, BBB 등과 투자부적격(투기)인 BB 이하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기관(법인) 투자자들은 BBB 등급도 위험성이 높다고 봐 거의 매입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에게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동부증권의 과열 마케팅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8월 <한국경제>는 동부증권이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 계열사 BBB등급 회사채를 '10개월 만기 연 7.8%' 등 고수익을 내세워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감독원에서 오는 24일부터 대기업 증권사들이 계열사 투기등급 회사채나 CP를 팔 수 없도록 했지만 투기적격인 BBB 등급 채권은 해당하지 않는다.
이학영 의원은 "계열사인 금융회사를 통한 금융상품 판매 관행이 금융소비자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그간의 우려가 현실이 된 만큼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 시행뿐만 아니라 향후 동양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