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쓰다가 좋은 걸로 바꾸려고 왔는데, 기존은 너무 비싸서…. 싸게 한다길래 와봤어요."
"기존 서비스하고 차이가 없다니까 당연히 싼 걸 찾는 거죠."
"(알뜰폰 서비스가) 불안하면 쓰다 말면 되죠. 어차피 2년이면 바꾸니까 상관없어요."지난 11일 '알뜰폰' 구입을 위해 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의 말이다. 오전 시간임에도 1시간여 만에 4명의 시민이 알뜰폰 구입을 위한 상담을 받았다. 다른 업무를 위해 우체국에 방문한 시민 중 일부도 알뜰폰 접수처에 관심을 보였다. 알뜰폰 상담을 담당하는 우체국 직원이 창구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어 상담을 기다리는 시민도 더러 있었다.
알뜰폰이 인기다. 지난 9월 27일 전국 226개 우체국에서 알뜰폰 판매가 시작된 지 열흘 만에 6000대 이상의 알뜰폰이 우체국에서 팔려나갔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알뜰폰의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은 6.68%를 기록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재판매(MVNO,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서비스를 뜻한다. 이동통신 판매사업자(MNO, Mobile Network Operator)의 통신망을 임차해 자체적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말해, 통신 3사의 통신망을 돈을 주고 빌려서 다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소비자와 직접 거래를 하던 통신3사가 이 경우에는 도매상이 되고 알뜰폰 사업자들이 소매상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알뜰폰 서비스가 최근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7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벌써 2년이 넘게 서비스 중이다. 그동안은 이른바 '아는 사람만 아는' 서비스였고 통신 3사(SKT, KT, LGU+)에 비해 저가인 중소기업의 서비스라는 불안한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한 이미지가 우체국이라는 믿음직한 유통망을 통해 개선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셈이다.
'동일한 품질', '싼 가격'이 최대 장점알뜰폰의 장점은 역시 가격이다. 알뜰폰은 기존의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통신망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동일한 품질의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동일한 품질', '싼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소규모의 알뜰폰 사업자는 마케팅과 홍보를 위해 사용하는 비용이 적고 통신망 유지를 위한 비용도 따로 소모되지 않는다. 그러한 절감 비용이 고스란히 통신비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다. 요금제에 따라 다르지만, 통신 3사 대비 30~40%까지 저렴하게 이용할 수도 있다.
올해 2월부터 알뜰폰을 사용 중이라는 박민호(25)씨는 "알뜰폰 요금으로 1만1000원, 데이터용으로 사용하는 에그 비용이 1만2000원이에요. 총 한 달 통신비로 2만5000원 정도를 사용하고 있어요"라며 알뜰폰의 최대 장점을 '가격'으로 꼽았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본인인증서비스 문제도 해결됐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통해 알뜰폰 사업자가 통신 3사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본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본인인증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던 일부 알뜰폰 업체들의 고충이 해결된 셈이다.
하지만 앞으로 개선해 나아가야 할 점들도 눈에 띈다. 알뜰폰으로 신형 단말기를 구입할 경우에는 기존 통신사와 통신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과 단말기 고장 등의 AS 문제가 생겼을 시의 불편함 등이 바로 그것이다. 우체국은 알뜰폰 판매 대행의 역할만 할 뿐 다른 모든 서비스는 알뜰폰 사업자가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고객센터는 굉장히 불만이 많은 편이에요. 상담원 연결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될 정도로 거의 본인이 직접 해결해야 해요"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박씨는 "저는 데이터를 에그로 사용해서 괜찮지만,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MVNO(알뜰폰)의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가 모자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데이터 사용량이 적거나 에그, 교내 와이파이 등 데이터를 사용할 길이 있으면 (알뜰폰을)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알뜰폰은 현재 전국 226개의 우체국과 일부 대형마트, 편의점,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고함20(www.goham20.com)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