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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새 재벌금융사 수 82개에서 164개로 증가... 삼성금융계열사 쏠림현상도
최근 10년 동안 국내 재벌들의 보험과 증권 등 금융계열사 수가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들의 자산규모 역시 880조 원대에 달하는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최근 그룹 해체 위기로 내몰린 동양의 경우 자산은 20조 원가량 증가했지만 부채도 3배 가까이 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벌의 금융회사 사(私)금고화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원석 의원(정의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금융보험계열사 자료를 보면, 지난 2004년부터 올해 3월까지 이들 금융계열사의 수가 82개에서 164개로 늘어났다. 이들 재벌 금융계열사의 자산 역시 200조4827억 원에서 879조6820억 원으로 무려 680조 원가량 증가했다.
금산분리 규제 안받는 증권·보험사 중심으로 늘려... 삼성 금융회사 쏠림현상도
이들 대기업들은 주로 증권과 카드·보험회사를 늘리는 데 주력했다. 특히 보험회사의 수가 4개가 늘어나면서 자산은 325조 원이나 증가했다. 매출액도 54조 원가량 올랐다. 이어 증권회사도 4개 늘었고 자산과 매출은 각각 83조 원과 16조 원 증가했다. 이어 카드회사 수는 7개 늘고 자산과 매출도 18조 원과 5조6000억 원씩 올랐다. 이밖에 캐피탈과 저축은행들도 재벌의 금융계열사로 포함됐다.
또 지난 10년 동안 금융계열사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집단은 롯데와 케이티(KT)로 각각 8개씩 증가했다. 이어 동부그룹이 5개, 삼성이 4개로 뒤를 이었다. 삼성은 10년새 자산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이었다.
2004년에 삼성 금융계열사 자산 규모는 109조7970억 원이었지만, 올해 3월에는 232조7139억 원으로 늘었다. 자산 증가액만 122조9169억 원이나 됐다. 이같은 규모는 전체 기업집단의 금융계열사 증가액의 18%에 해당한다. 여기에 공기업과 금융업을 주력하는 기업집단을 뺀 순수 대기업 금융계열사들만 따지면 비중은 42%로 커진다. 재벌 금융계열사에서도 삼성으로의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동양그룹 자산 2배-부채 3배가량 증가... 비금융기관 적격성 심사 강화 등
특히 최근 주력계열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동양그룹의 경우 지난 10년새 금융계열사 수는 8개에서 6개로 2곳이 줄었다. 대신 자산은 10조188억 원에서 29조9778억 원으로 20조 원가량 늘었다. 게다가 부채규모는 9조7316억 원에서 27조1762억 원으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박원석 의원은 "지난 10년동안 재벌과 대기업의 금융보험계열사 수와 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재벌들이) 은행에게만 적용되는 금산 분리규제를 피해서 비은행 금융회사를 크게 늘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동양이나 효성의 사례처럼 재벌들이 이들 비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사용할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강화 등 금산분리를 적용하고, 계열분리 명령제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