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작(二毛作)이란 말은 같은 경작지에서 작물을 일 년에 두 번 재배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평균수명이 늘어나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요즈음 은퇴 후에 다가올 인생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즉 인간도 은퇴 후 2막, 3막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준비를 미리미리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IMF 이후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요즘엔 철밥통 직장이 별로 없다. 40대에 들어서면 벌써 은퇴를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문제는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가장 큰 화두이기도 하다.
기자는 지난 17일,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센터장 한석규·사진)로부터
시니어를 위한 여가선용 여행'이란 주제로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날 난 '행복나누리2013'이라는 NPO(nonprofit organization-민간 비영리 단체)를 대상으로 2시간 동안 여행문화, 여행설계, 준비, 어떻게 여행을 할 것인가, 여행후의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강의실에서 우연히 직장 후배인 C씨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센터에서 훈련을 받은 뒤 재취업을 할 거라며 사회공헌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자도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처음 접해보는 기관이어서 강의가 끝난 후 한석규 센터장을 만나 센터 운영내용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다.
- 센터 내에 여러 가지 유용한 교육프로그램이 있는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이 있으며, 지금까지 센터 교육을 수강을 사람은 몇 명이나 되지요?"네, 저희 센터는 금년 2월 초에 개원을 하였는데요. 은퇴 후 시니어들을 위한 인생설계프로그램을 비롯하여, 사회공헌·재능나눔, 창업지원, 재취업훈련 프로그램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9월말 현재 45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였습니다. 앞으로 센터가 본 궤도에 오르면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더욱 많은 시니어들이 교육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교육을 받은 후 센터를 통해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도 있을 텐데요."앞서 말씀하셨듯이 저희 센터에서는 다양한 교육을 통하여 시니어의 사회참여를 돕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센터가 하는 일은 단순히 교육만이 목적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은퇴 후 시니어 분들의 종합적인 인생설계를 위한 입문 과정이라 할까요? 은퇴 후 노후생활에 연착을 하기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교육 참여를 권해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니어 분들이 사회에 어떻게 보람있는 참여할 수 있게 하느냐가 센터의 역할이자 목표입니다.
센터를 개원한 후 아직 초창기에 있지만 재취업, 사회공헌 활동, 창업 등 700여명의 시니어 분들이 저희 센터를 통하여 사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참여는 주로 NPO조직 등 공익형 활동과 재취업 등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시니어 분들의 사회참여 열기가 매우 높은 만큼 저희 센터를 통한 사회참여활동은 더욱 더 활발해 지리라 생각합니다."
- 센터를 운영하면서 애로사항이나 보람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습니까?"별다른 애로사항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큰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저 역시 이곳 센터를 통해서 매일매일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은 후 저희 센터의 새 식구가 되어 찾아오시는 시니어 분들의 모습에서 저는 뿌듯한 보람을 느낍니다. 다만 그분들의 욕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보다 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늘 남아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고민하며 조금씩 보완해나가야 할 사안들입니다."
- 향후 센터의 운용방향에 대하여 한 말씀해 주신다면?"저희 센터의 비전은 시니어의 사회참여에 있습니다. 시니어에 대한 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의 과정이 아닙니다. 흔히들 '시니어는 움직이는 백과사전이다'이라고들 하지요. 그러나 대부분의 시니어 분들이 평생동안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들을 사장시키고 있는데 이는 매우 애석한 일이며,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희 센터는 앞으로 이러한 시니어 분들의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을 사회발전에 기여하도 연결시켜 줌으로써 시니어의 역할을 증대시키고 삶의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도와드리고자 합니다. 경험이 풍부한 시니어의 역할 증대는 곧 신구세대의 갈등 해소는 물론, 혹시 있을 수 있는 시니어의 부정적 이미지 개선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니어들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사회공헌에 참여
금년 2월 4일, 서울시가 신 시니어를 위한 복합 교육·정보·일자리·문화를 위하여 은평구 녹번동 옛 국립보건원 자리에 1118㎡ 규모로 개원을 한 '서울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은퇴 후 시니어를 대상으로 인생설계와 사회참여를 지원하는 허브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센터의 1층에는 북카페, 자원봉사자 공간, 커뮤니티 공간, 1-3세대 공간 등이 있고, 2층에는 주로 사업별 교육장이 있으며 상담코너, 세미나실, 일자리뱅크 등도 마련되어 있다. 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사업들이 궁금하다면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설계의 도움이 될 듯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 중 50-60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전후 55년에서 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가 약 712.5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14.6%를 차지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엄청난 수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퇴직을 당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경향으로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하고 노인부양 부담은 크게 증가될 전망이다. 2010년 현재는 노인 1명을 6.6명이 부양하고 있지만, 2036년에는 2.0명이 부양을 떠맡아야 한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자녀에게 자신의 노후를 맡길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노년의 삶을 자신이 미리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운 환경에 처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55세에서 79세 고령층 인구 60%가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삶을 2세에게 전가시킬 수 없는 환경이 점차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은퇴 후에는 자신의 여생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라는 문제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화두이다. 은퇴 후에 자신의 인생설계를 위하여 열려있는 센터를 찾아 교육에 참여하여 자신의 노후 인생을 설계하고, 유익한 정보를 취득하여 재취업의 길을 모색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