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를 맞은 2013 서울청소년창의서밋이 25일(금)~27일(일)까지 3일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하자센터(공식명칭: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열렸다. 청소년창의서밋(Creativity Summit)은 창의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내고 실천해가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초대하여 비슷한 고민을 가진 이들이 모여서 문제를 공유하고 방법을 찾아보는 자리로서 모두가 어울릴수 있는 흥겨운 문화와 장터(하자센터에서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에 열리는 달시장)가 함께 하는 축제의 형식으로 열렸다.
올해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전환과 연대'로서 지속가능한 농업(화학물질에 의존한 대량 생산의 농업이 아닌 순환하는 유기농업을 말함)을 은유(메타포,metaphor)에 빗대어 자본주의 산업이 어떻게 농업과 교육에 대한 생각을 지배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나타난 문제들과 지속가능한 교육의 해결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는 미국 노틀담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수잔 블룸(Susan Blum) 교수의 '산업시대의 교육에서 퍼머컬쳐(permaculture)교육으로'라는 주제로 창의서밋 주제강연과 토론에 참석하여 오래도록 지속가능한 농업과 교육의 공통점을 통해서 결합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들었다.
수잔교수는 종(種)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단일화된 몇가지의 품종만을 키워내는 산업적인 농업이 학교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면서 명확하게 드러난 이 두 가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많은 전쟁무기들이 농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대량생산을 기반으로 하는 값싼 농업(Big Agra),식품(Big Food),교육(Big Ed)을 만들어냈다면서, 그것들은 지금의 공장식농업(축산포함)과 공장식교육을 통해서 대량생산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규격화된 획일적인 상품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5~6살까지는 무력하고 무방비상태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교육 또는 '사회화'라고 하는 무언가를 통해서 성숙한 사회구성원이 되는데 있어서 중요하며, 그것은 심리적,사회적,경제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공장식교육은 국가가 규정하는 것들을 유순하게 잘 따르고, 학교환경에 잘 적응하며 경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사람을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지난 200년 동안에 의무적인 학교교육에 접근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전 세계에 퍼지고 있다면서 학교교육은 종종 비효율적이며, 열악하고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퍼머컬쳐 교육으로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퍼머컬쳐는 대량생산의 빅푸드(Big Food)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뜻하며 1978년에 호주의 빌 모리슨과 데이비드 홈그렌이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로 '지속가능성을 넘어선다'는 의미다. 퍼머컬쳐는 인간활동의 모든 면에서 지속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한 생태적인 시스템을 말하며 자연과 더불어 생태계의 다양성,안정성,회복성을 갖는 환경을 만들고 생태계를 구축하는것을 교육시스템에도 갖추라는 것이며 12가지의 퍼머컬쳐 원칙이 있다. 수잔교수는 이중에서 세가지를 실천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한다.
첫째, '쓰레기(잉여)를 생산하지 마라'"자연에서는 모든 것을 다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세울수 있다. 나무가 쓰러져 죽으면 껍질과 나뭇잎은 포유류,새,미생물 또는 다른 생태계 구성원에 의해 소비된다. 농사에서 비료(퇴비)를 만드는 일은 이러한 자연과정을 인간이 따라한 것이다. 교육에서의 잉여는 불편하다고 여겨지는 에너지 즉, 적합하다고 여겨지지 않아서 하급반으로 내려가거나,자퇴하는 학생들, 쓸모없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논제들에 쓰이는 시간과 돈이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교육의 목적은 이러한 모든 잉여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둘째, '분리하기 보다는 통합하라'"현대의 학교 교육은 분리에 사로잡혀 있다. 즉, 학생들은 벽,문,울타리,건물 그리고 시간표에 의해 학생이 아닌 사람들과 분리되어 있다. 한 연령대의 학생들은 다른 연령대의 학생들과 분리되어 있고, 한 능력을 가진 학생은 다른 능력을 가진 학생들과 분리되어 있다. 교과목들도 다른 과목들과 분리되어 있으며 선생님,장소,교육자료,시험도 분리되어 있다. 지속가능한 교육은 학생들을 학교밖 커뮤니티와 통합시키고,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며 다양한 접근방식을 활용하여 그 목적을 해결하게 해야 한다."셋째, '다양성을 활용하고 소중히 여겨라'"학교는 '다양성'을 가치로 주장하지만 사실 학교는 동질성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곳이다. 한가지의 문법,방법,교육과정,참여형태...등등, 모든 것들이 하나의 척도에 의해 가치평가된다. '학습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분리하고 다른 배경(다문화)을 가진 학생들 역시 지배적인 문화를 배워야 한다. 지속가능한 교육은 각자가 전체를 풍요롭게 한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삶,배움,존재에 대해서 진실로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한다."
수잔교수는 학교교육의 대안을 만들기 위해 퍼머컬쳐의 원칙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사례를 들어서 설명했고, 모든 것에 대한 대안을 지금 다 만들어내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진보적인 교육' 또는 '대안교육'의 지난 100년 동안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대안교육은 학교안에서 이뤄질수도 있고, 학교와 무관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다며 강연을 마쳤다.
미국 노틀담대학교 문화인류학과 수잔교수 인터뷰
|
- 한국에는 '텃밭'이라는 도시농업이 있다. 직접 농사를 짓는지, 그리고 퍼머컬쳐 교육도 하는가. "미국에도 야드가든(yard garden)이라고 하는 텃밭농사가 있으며 직접 농사를 짓고 있다.(스마트폰에 담긴 텃밭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지역의 식당에서는 요리사가 학생들과 함께 농사와 먹을거리를 통한 교육을 한다. 내가 사는 작은동네안에서 생활협동조합( purpleporchcoop.com)활동도 하면서 지역에서 수확한 채소를 빈곤층에 나눠주는 일들도 한다. 미국에서 곡물은 매우 싸지만 신선채소는 매우 비싸다."
- 미국에서 곡물이 싼 이유와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유통비율은 어느정도 되는가. "정부에서 5가지 곡물에 대해서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가격이 싸다. 생산되는 90%정도의 곡물은 GMO이며, GMO식품은 미국 어디에서나 있지만 식품에 GMO표시는 없다. 작년에 캘리포니아 선거에서는 GMO표시 의무화 법안에 대해 투표가 있었지만 업계의 광고와 로비에 의해 무산되었다."
- 한국에서 미국산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를 알고 있는가. 광우병에 대한 미국인들의 인식은 어떤가. "촛불집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10년전에는 미국사회에서도 광우병에 대해서 심각하게 우려했으나 지금은 무감각해졌다고 볼 수 있다. 수출용 쇠고기는 공장식축산에서 대량으로 생산된것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