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국정감사장 사진에서 남재준 원장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국정원은 4일 오전부터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국감장인 청사에 도착한 장면만 촬영하도록 통제했다. 지난 2009년 2월 원세훈 원장이 취임한 이후부터 실시해온 '내부 촬영 금지' 방침을 박근혜 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날 사진·동영상 풀기자단이 촬영한 것을 보면, 청사 현관에 마중나온 차장 등 국정원 고위간부들이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맞이하는 장면만 찍혀 있다. 국감에 참석한 남재준 원장의 얼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국감이 시작되기 전 국정원장이 국감장에 앉아 있는 모습까지는 찍도록 허용해온 이명박 정부 이전과는 대조되는 대목이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국감장이 내부 보안시설인 청사 안이라 내부에서는 촬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며 "이것은 원세훈 원장 때부터 시행해온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감장에는 비밀서류도 있고, 간부들 이름도 공개돼 있어 촬영을 금지할 수밖에 없다"라며 "언론 쪽에는 '필요하면 우리쪽에서 찍어주겠다'고 안내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내부 촬영 금지 방침이 언론 노출을 꺼리는 국정원장들의 스타일과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있다. 실제 군인 출신인 남재준 원장은 공무원 출신인 원세훈 원장보다 훨씬 더 언론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의 한 핵심관계자는 "원세훈 원장은 원장 시절 언론사 편집국장단과 식사도 하면서 남북관계 등을 설명했지만 남재준 원장은 이런 것조차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남 원장은 통일부 기자단이 국정원을 방문했을 때도 대북담당 차장만 배석시켰을 정도로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