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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최승호 PD
뉴스타파 최승호 PD ⓒ 남소연

최승호 <뉴스타파> PD가 국정원 수사관들로부터 명예훼손소송을 당했다. 그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다룬 '자백이야기'에 나오는 국정원 수사관 3명이 이 방송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검찰에 고소했고,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자백이야기'는  9월 20일 <뉴스타파> 스페셜로 방영됐다. 화교 출신 서울시 공무원 유아무개씨가 간첩 혐의를 받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그의 여동생을 심문, 자백을 받는 상황 등을 묘사한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다.

당시 최 PD는 <뉴스타파> 홈페이지에 "여동생이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180일 동안 갇혀 지내며 결국 오빠가 간첩이라고 자백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은 통상적인 다큐멘터리 기법으로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 2월 유씨가 여동생을 연락책으로 삼아 북한 보위부에 탈북자 정보를 전달, 국가보안법과 북한이탈주민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여권법 등을 위반했다며 구속 기소했다. 핵심 증거는 여동생의 진술이었다. 유씨의 여동생은 2012년 10월말부터 180일 동안 국정원 합동신문센터에서 조사를 받으며 오빠 유씨가 간첩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유씨 변호인 쪽은 여동생이 합동신문센터에 불법 구금당했고, 수사관들로부터 허위진술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여동생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판단, 유씨의 간첩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다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자백이야기'의 한 장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을 다룬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자백이야기'의 한 장면 ⓒ 뉴스타파

'자백이야기'에는 당시 유씨 여동생을 조사한 국정원 수사관 '큰삼촌, 아줌마, 대머리'가 등장한다. 세 사람은 자신들이 유씨 여동생을 회유하거나 협박하고 폭행·감금한 사실이 없는데도 최승호 PD가 그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국정원의 명예가 크게 실추되고, 수사관들의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10월 4일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손해배상금 50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최 PD는 그로부터 한 달 뒤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그는 "어제(4일) 회사에 와보니 검찰(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소환장이 날아와 있었다"며 "금요일에 오라는데, 변호사부터 정해야 해서 (출석일은) 연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최 PD는 비슷한 이유로 국정원 직원들에게 억대 손해배상금을 청구당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 PD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PD 경력 27년에 고소당하기는 두 번째"라며 소회를 털어놨다.

"피디 경력 27년에 고소당하기는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대형교회가 피디수첩 방송 후 고소했는데 1심에서 패한 뒤 항소를 포기했죠. 그 교회 목사님은 지더라도 고소해야 했죠. 신도들에게 과시해야 했으니까요. 국정원도 그런 심리일까요? 두고 봐야죠."


#최승호#뉴스타파#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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