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청와대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념촬영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13일 방한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공식 방문 일정을 갑자기 변경하는가 하면,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지각해 외교 결례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시간에서 30분이 지난 오후 1시 30분 청와대에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공식오찬 등 일정이 모두 30분씩 지연됐다.
'지각왕'으로 악명 높은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당시에도 박 대통령을 한 시간 넘게 기다리게 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에는 45분,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40분 늦기도 했다.
'지각왕' 푸틴, 교황과 만남에도 15분 지각세계 주요 정상들과의 회동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40분 늦게 나타났고,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은 두 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40분 동안 푸틴을 기다린 바 있다. 심지어 2000년에는 당시 교황이었던 요한 바오르 2세와의 만남에도 15분 지각했다.
당초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12일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이 돼서야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 이에 따라 방한 일정이 러시아 측 요청으로 급히 변경됐고 박 대통령 주최 공식 환영 오찬은 오후 3시 15분에 시작되는 등 일정이 꼬였다. 오찬 행사에는 양국 정부관계자는 물론 정·재계, 학계 인사 8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오찬'이라고 하기에는 늦은 시각에 점심식사를 하게 됐다.
정상이 외국을 공식 방문하면서 새벽에 도착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방한 일정도 12일부터 13일까지 1박 2일 일정이었지만 하루로 줄었다. 푸틴 대통령의 일정이 바뀐 것에 대해 청와대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베트남 일정 변화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의 방한은 지난 9월 G20 정상회의 때 이미 합의됐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갑작스럽게 일정을 변경한 것은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