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응답하라 1997 시청률 응답하라 1997은 처음에 1%대의 미미한 시청률을 보였지만 최종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약 10%에 가까운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 응답하라 1997 시청률 응답하라 1997은 처음에 1%대의 미미한 시청률을 보였지만 최종회에서는 최고 시청률 약 10%에 가까운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 TNmS

관련사진보기


요즘 '대세'라고 불리는 드라마가 있다. 바로 tvN에서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영되는 <응답하라 1994>다. 지난 16일 방영된 <응답하라 1994> 10회는 평균시청률 8.8%, 순간 최고시청률 10.0%를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기준). <응답하라 1994>는 전작인 <응답하라 1997>의 인기 덕분에 처음부터 이슈가 됐지만, 방영될 때마다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전작의 덕만을 봤다고 보기는 어렵다. 처음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소위 '대박'을 친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까지 응답하라 시리즈가 흥행수표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네 가지 요인을 통해서 분석해 보고자 한다.

응답하라 1994 과자들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하는 과자들은 1990년의 향수를 자극한다.
▲ 응답하라 1994 과자들 응답하라 1994에 등장하는 과자들은 1990년의 향수를 자극한다.
ⓒ tvN

관련사진보기


첫 번째 요인은 추억을 자극하는 90년대의 소품들과 세트장의 재현이다. 실제 드라마에서는 삐삐를 비롯해서 각종 전자제품들과 식품들, 에어 조던 농구화, 당시 CD와 테이프 등등 90년대의 향수를 자극할만한 소품을 사용하고 있다. 제작진들은 제과사에서 케이스 디자인을 받아 프린트해서 미술팀에서 직접 만들기도 하고, 옛 신문에서 디자인을 많이 참고해 제작했다고 한다. 또한 개인 소장 용품을 사들이거나 오래된 레코드점에서 앨범을 사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지금은 현대백화점으로 바뀐 그레이스백화점이나 빨간색으로 표시돼 있던 옛 시청역 표시 등은 CG 처리를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시청자들은 당시의 감성을 간접적으로 느껴 보거나, 과거를 추억할 수 있게 됐다.

응답하라1994 포스터 왼쪽에서부터 여수, 순천, 서울, 마산, 괴산, 삼천포가 고향이다
▲ 응답하라1994 포스터 왼쪽에서부터 여수, 순천, 서울, 마산, 괴산, 삼천포가 고향이다
ⓒ tvN

관련사진보기


두 번째 요인은 실감나는 배우들의 사투리와 연기력이다. <응답하라 1997>는 부산을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사가 부산 사투리를 위주로 구성됐다. 반면, <응답하라 1994>는 경상도 사투리 외에도 전라도·충청도 사투리가 등장함으로써 전국의 시청자들로 하여금 많은 공감과 웃음 포인트를 선사하고 있다. 제작진은 최대한 사투리를 비슷하게 구사하는 연기를 위해서 배우들의 고향까지도 고려했다고 한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각 지역의 사투리를 알 수 있음과 동시에, 반가움을 느끼기도 한다. 단순히 사투리를 잘 구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연기력 측면 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기존에 연기력이 입증된 연기자들은 물론이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배우들, 시청자들에게 낯선 신인들까지 모든 배우들이 캐릭터 역할에 충실한 연기를 함으로써 작품의 완성도에 더욱 기여를 하고 있다.

응답하라 1994 대학교 배경 대학교 캠퍼스 라이프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 응답하라 1994 대학교 배경 대학교 캠퍼스 라이프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 tvN

관련사진보기


세 번째 요인은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한 각본과 색다른 구성력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로맨스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많은 로맨스 드라마들과 차별성을 두고 있는 것은 현실성 없는 진부한 러브스토리나 자극적인 요소들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을 소재로 했다는 점이다.

학생이라는 신분에 맞게 사랑뿐만 아니라 진로에 대한 고민, 친구들끼리의 우정, 가족 간의 사랑 등을 다루는 에피소드는 시청자로 하여금 감동을 느끼게 하고 작품의 깊이에 더 하는 요소들이다. 무엇보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차별성 있는 특징은 여주인공의 남편을 찾아가는 독특한 구성에 있다. 최종회에 가서야 여주인공의 남편이 비로소 밝혀지고 그 전까지는 여주인공의 주위에 있는 남편 후보들과의 관계를 통해 시청자들 나름의 추리를 하며 시청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후반부의 에피소드들이 더욱 중요도 있게 다뤄지고 시청자들은 지루함을 느낄 틈 없이 작품을 더욱 능동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요인은 다양한 배경음악과 중간 중간 등장하는 특유의 효과음이 더욱 재미를 더한다는 점이다. 드라마 자체의 배경음악보다는 015B, 서태지와 아이들, 모자이크, 윤상, 신해철, 김건모의 노래 등등 90년대에 유행했던 다양한 곡들을 더욱 비중 있게 사용하고 있다.

물론 90년대가 배경이니만큼 음악도 같은 시대의 노래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히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적절한 장면에 배경음악을 사용했다는 점은 응답하라 시리즈가 추억의 감성을 더욱 자극하는 데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흥행에 기여를 한 부분일 것이다. 드라마 중간 중간 돋보이는 염소 '효과음'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신원호 PD는 지난 9월 26일 <레이디 경향>과의 인터뷰에서 "일종의 그림자였어요, 웃음의 포인트에 뭔가 채우고는 싶은데 그렇다고 시트콤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억지웃음은 싫고…"라고 언급했다. 특이한 효과음의 사용은 제작진이 의도한 바대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 포인트를 보다 더 잘 잡아내어 더 큰 웃음을 선사하게 한다.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응답하라 1994> 역시 방영될 때마다 실시간으로 각종 포털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는 흥행 보증 수표'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시리즈는 기획 단계를 포함하여 꼬박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아마도 응답하라 시리즈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기존 드라마들과 유별나게 다른 특징이 있다기보다는 정직하게 기본에 충실하며 차근차근 준비해온 덕택이 아니었을까. 응답하라 시리즈의 열렬한 애청자로서 세대를 아우르는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완성도 있는 드라마로 남는 것과 동시에 앞으로 만들어질 많은 드라마들의 좋은 본보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응답하라 1994#응답하라 1997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