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관 앞에서 강력한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170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각)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이란 대사관 인근에서 괴한이 2명이 각자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타고 자신의 몸에 장착된 폭탄을 터트렸다.
건물이 무너지고 자동차가 화염에 휩싸이며 대사관 주변은 순식간에 폐허가 됐고, 이란 외교관 1명을 포함해 최소 23명이 사망하고 146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인명 피해도 컸다.
가잔파르 로크나바디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는 성명을 통해 "셰이크 이브라힘 안사리 문화 담당관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안사리는 중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을 거뒀다.
시리아 내전, '중동 전쟁'으로 번지나국제 무장단체 알카에다의 레바논 내 연계 조직 '압둘라 아잠 여단'은 트위터를 통해 "이날 작전으로 레바논 수니파의 영웅 2명이 순교했다"며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레바논에서는 최근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가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는 이란과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공격하는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란과 헤즈볼라는 시리아 정부군과 병력을 보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에 이슬람교 수니파의 알카에다 연계 세력은 시아파인 시리아 정권을 제거하기 위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8월 레바논 제2의 트리폴리에서는 이슬람 수니파의 모스크(사원) 예배 시간에 연쇄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최소 47명이 숨진 바 있고, 시리아와의 국경 지대에서도 잦는 유혈 충돌이 벌어졌다.
시리아 정부는 성명을 통해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관 테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고, 압둘라 아잠 여단은 "이란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할 때까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