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 질의에 '해결사' 김관진과 '북한의 조커' 김X진이 떴다. 20일 대정부 질의자로 나선 김광진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군인이 세금 받아가며, 이런 그림을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며 자료사진을 화면에 띄웠다.
"나 한다면, 한다", '해결사'라는 문구와 함께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모습이 담긴 패러디 사진이 화면을 채웠다. 또, "북한이 도발하면 진짜 원점타격이 시작된다", '타격왕 관진'이라 적힌 김관진 장관의 모습도 있었다. 모두 군 사이버 사령부 직원이 인터넷에 올린 각종 패러디 사진들이다.
김 의원은 "국방부가 말한 대북심리전이 어떤 것인지 확인해 보라, 국방부 장관을 칭송하면 군 위신이 올라가냐"고 꼬집었다. 김관진 장관은 "개인이 저렇게 한 건 과했다"며 '개인의 일'로 치부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자신의 얼굴에 조커 사진을 합성한 자료사진을 재차 꺼내들었다. 해당 사진에는 "ㅋㅋㅋ 남조선의 전쟁영웅을 매국노로 만들어 버리갔어", '북한의 조커 김X진'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김 의원은 "현역 야당 국방위원에 대해 사이버 사령부가 배포한 사진"이라며 "이 상황만으로 명백한 정치 개입"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정홍원 국무총리를 불러 세웠다. 그는 "전직 사이버 사령부 직원이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양심고백을 해왔다, 모든 걸 원세훈 국정원장 때 계획했다는 것이고 청와대에서 댓글 알바팀을 운영했다는 것"이라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소리쳤다. 정 총리는 "진실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김 의원은 "대정부 질의는 국민을 대리해 의원이 총리에게 정국 방향 계획을 묻는 것"이라며 "수사 사건에 개입하라는 게 아니다, 지금 상황 파악한 걸 국민에게 말하면 된다"며 재차 답변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 총리는 "수사중인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며 입을 닫았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 "사이버 사령부 조직 다 노출돼, 김정은 웃고 있을 것"군 사이버 사령부의 댓글 작업에 대해 김 의원이 맹공격을 퍼붓자, 기무사령관 출신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송 의원은 김 의원의 대정부 질의가 사전에 배포한 질문요지 내용과 다른 것을 들어 "이것이 민주당의 현주소다, 겉과 속이 다르다"고 힐난했다.
송 의원은 "질문 요지에는 사이버 사령부에 대해 질문하겠다는 건 한 마디도 없었는데, (김광진 의원의 대정부질의) 발표 내용은 시종일관 군 사이버 사령부의 문제점만 제기했다"며 "겉과 속이 다른 민주당의 진면목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정쟁을 유발시키는 이런 활동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사이버 사령부 직원이 지난 대선 때 정치에 개입하는 댓글을 단 것을 두고서도 "누가 댓글 달라고 했겠냐, 과잉충성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며 "그걸 가지고 조직적이다, 장관이 시켰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대한민국 의회 수준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군 사이버 사령부를 적극 두둔하기도 했다.
이어 송 의원은 "사이버 사령부 조직 기능이 다 노출돼 김정은이 웃고 있을 것"이라며 "이 문제가 법적으로 마무리 되면 후속조치로 사이버 사령부를 전면개혁해서 북한 사이버전에 대응하는 조직이 되도록 예산을 확실하게 써달라"고 촉구했다.
정 총리는 "사이버사령부가 적나라하게 노출된 데 대해 안타깝다"며 "철저하게 수사해서 잘못된 건 고치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호응했다. 이에 만족한 송 의원은 "총리님, 절대로 흔들리지 말라"며 "소신있게 해나가야 국민이 안심한다"고 말했다.
또, 송 의원은 "김광진 의원이 격정적 질문을 해댔는데 총리가 원칙에 기준해 차분하게 하는 걸 보고 이런 총리가 있어서 어려운 시기에 그나마 우리나라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정 총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