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21일 낮 12시 15분]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아래 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이 지난 대선을 불법선거로 규정,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를 처음으로 연다.
전주교구 사제단은 오는 22일 오후 7시 전라북도 군산시 수송동 성당에서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사제단은 그간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개입 등을 규탄하는 시국미사를 열어왔지만, 직접적으로 박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주교구 사제들은 지난 11일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사제단은 "천주교뿐 아니라 각 시민사회, 종교계 등에서도 시국선언과 진상규명 요구가 이어졌는데 잘못을 시인하기는커녕 국민을 이해시키려는 어떤 노력도 없었다"며 "(박근혜 정권이) 약속했던 것들, 쌍용차 해고문제나 밀양송전탑이나 해결책도 없고 합의점도 안 나오는 모습이 시발점이었다"고 사퇴촉구 배경을 밝혔다.
사퇴촉구 미사가 열릴 군산 수송동 성당 송년홍 신부는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검찰 수사 등으로 지난 대선이 명백한 불법선거임이 드러났다"며 "이번 미사에는 '사과와 진상규명을 하지 않으면 박근혜 대통령은 더 이상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아니다'라는 선언이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송 신부는 이어 20일 오후 검찰이 국정원의 트위터 게시글 약 120만 건을 추가 기소한 사실을 언급하며 "불법선거의 증거가 더 확실히 드러나고 있는 이상 이제 박 대통령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은 '개인적 일탈'이라지만 직원 혼자서 그게 가능한가, 봇(bot) 프로그램도 동원했다던데 당연히 조직적인 개입이었다고 본다"며 "책임의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고 사퇴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에서도 아무 얘기가 없는 등 자신과 관계없다는 식인데, 당선 1년이 다 되가는 시점에서 더 이상 보고 넘길 수만은 없었다"며 "'사퇴'라는 말을 통해 책임 규명을 강하게 요구해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사퇴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주교구 사제단은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첫 사퇴촉구 미사를 드린 뒤 정읍 등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들은 22일 미사가 끝난 뒤 군산시에서 매주 열려온 대선개입 규탄 촛불집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신부는 "최근 촛불들이 조금씩 꺼져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지역이 먼저 타올라야 전국이 다 타오른다고 본다"며 "사퇴촉구 미사가 전북뿐 아니라 다른 지역까지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