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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차 공소장 변경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게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글 121만건을 추가 기소한 가운데,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요원들도 엄청난 규모의 조직적 활동을 벌인 것
국군 사이버사령부 사이버심리단 운영팀장이자 군무원인 정아무개씨. 인터넷공간에선 'zlrun'이라는 아이디로 더 유명하다. 지난 2010년 그에게 주어진 '할당량'은 2000만회였다. 그러나 정씨는 이를 훌쩍 뛰어넘어 2300만회의 성과를 냈다. 그해 그는 국방부에서 선정한 파워블로거가 됐고, 2011년 10월에는 국방부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국방부가 그에게 표창을 주면서 근거로 제시한 공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국방 정책 및 국가보위를 위한 공세적 사이버 심리전 홍보활동 시행관련 목표 초과달성하였으며(계획 2천만회, 성과 2천3백만회) 북한의 천안함 폭침, G20 정상회의,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등 국가 국방 위기 상황 등에 대한 비난여론에 적기 대응하여 비난여론 차단에 기여함(1,864회)"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심리요원들이 인터넷공간에서 정부 및 대통령 비방 글 확산을 저지하는 정치댓글 작업 등을 벌였고, 목표 계획을 초과 달성했다는 사유로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은 것이다.
'국정과제 추진 및 숨은 유공자상'의 주인공은?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차 공소장 변경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게시한 것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글 121만건을 추가 기소한 가운데, 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요원들도 엄청난 규모의 조직적 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 국방부 사이버개입진상조사단 소속 김광진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이버사령부의 심리전 홍보활동 성과를 보면, 21일 검찰이 발표한 국정원의 (대선 개입) 트위터 글 120여만 건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지적했다.
김광진 의원이 최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요원 국방부장관 표창 공적조서'를 보면, 사이버사령부 심리요원들이 엄청난 규모로 조직적 활동을 했다는 증거는 물론, 이들이 일일동향을 종합해 국방부장관 등 상부에 보고했다는 것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11월 표창을 받은 사이버사령부 운영대장 박아무개씨의 공적조서에는 "일일동향을 종합하고, 장관님 등 상부 보고를 전담함으로써 국방정책 홍보에 기여함"이라고 적혀 있다.
지난 대선 당시 심리요원들이 각종 인터넷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정치댓글 작업을 벌였고, 특히 이러한 활동 내용과 주요 여론 동향을 청와대와 국정원 등에 일일보고했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실제 박씨의 표창 공적내용에는 "국정원·경찰청·정보사 등 유관기관과 정보공유 활성화를 통해 정보누락 위험성을 제거하고 민관군 합동대응을 주도적으로 선도함"이란 문구가 적시돼 있다. 박씨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국방부에서는 유일하게 올해 2월 15일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정과제 추진 및 숨은 유공자상'까지 받았다.
사이버사령부가 군 활동과 무관한 정부시책을 홍보하는 등 대국민 심리전을 벌인 정황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사이버심리단 김아무개 군무원의 공적내용은 "인터넷공간에서 정부 및 대통령 비방 글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으로 나와 있다.
김광진 의원은 22일 "많은 국민들이 상식의 범위 안에서 판단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사이버사령부를 통한 군의 대선개입 관련 특별검사제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일 "군 사이버사에서 매일 오전 7시 A4용지 2~3장 분량의 상황보고를 국방부장관을 통해 청와대에 전달했고, 심리전 관련 내용도 A4용지 1장으로 별도로 보고했다"며 "국정원 역시 사이버사와 수차례 회의를 하며 교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전·현직 사이버사 간부 출신의 증언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