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육영수 여사 탄신 88주년 숭모제'는 육영수 여사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추앙, 이른바 '종북세력'에 대한 규탄으로 채워졌다.
29일 오전 육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서는 민간이 주도한 행사와 행정기관인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한 숭모제가 각각 같은 시간 개최됐다.
민간기구인 (사)육영수여사 생가보존회와 (사)육영수여사탄신 숭모제례보존회가 육영수 여사 동상이 있는 옥천읍사무소 광장에서 주최한 숭모제는 4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행사는 어느 해보다 성대하게 치러졌다. 행사장 주변에는 20여 개의 화환이 들어섰고, 지난해 제막한 육영수 여사 동상 앞에는 무화과, 바나나, 수박 등 11가지 과일과 제물이 차려졌다.
"세계가 추앙하는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
두 단체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성실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온 누리 국민과 세계가 추앙하는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 박정희 대통령의 훌륭하신 영부인 육영수 여사님이 어느덧 88세 탄신을 맞이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원한 국모님이신 육영수 여사님과 여러분 하늘에 계신 각하와 여사님께 박수를 보내 달라"고 말했다.
예정에 없이 축사를 맡은 이기철 국제기독교선교회 총재(한국자유총연맹 종교특별위 상임대표)는 "부친의 사상과 애국심을 이어 받은 박근혜 대통령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 흘리고 있다"며 "그런데도 국회에서는 미친개들이 많아 박 대통령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온 국민이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종북이 문제가 아니라 종박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이런 놈들이 있다, 이런 몰상식한 국회의원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과거 죽음을 각오하고 김대중, 노무현과 싸웠다"며 거듭 "난국에 처해 있는 나라를 살리기 위해 박 대통령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우 의원 서면 축사 "영애께서 대통령 취임, 국운융성 기회 맞이"이날 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러 국회의원들이 사전 서면으로 축사를 했다.
이중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은 "취임 10개월을 맞이하는 박근혜 정부도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 실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지혜와 성원을 보내 달라"고 주문했다.
이장우 국회의원은 "영부인께서 그토록 사랑하신 영애께서 18대 대통령으로 취임해 대한민국은 국운융성의 기회를 맞이했다"며 "(영부인께서) 원하셨던 100%의 대한민국과 번영된 조국, 어두운 이웃에게 광명이 비추는, 세상을 바꾸는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용 국궁문화협회 총재는 행사 중간에 봉모영혼(어머니로 받들어 그 혼은 영원하다), 호국은혼(나라를 지키는 은혜로운 혼이다)의 붓글씨를 써 육영수 여사의 동상제단 앞에 올렸다.
이날 행사는 '박해모(박력 있는 해병대 모임) 봉사단'과 '대한민국 서포터즈봉사단' 회원들의 규탄시위로 마무리됐다.
이들은 육영수 동상 앞에서 '민주주의 탈을 쓴 반국가세력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박창신 신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하라', '대한민국의 적, 종북세력을 척결합시다'는 현수막을 펼쳤다. 이어 "종북세력 척결하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참석자들에게 함께 외치자고 종용했다. 한 참석자는 "육영수 여사 숭모제에서 왜 시위를 벌이냐"고 쓴 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는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10시 사물놀이와 차력 등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숭모제, 기념공연 등으로 오후 1시 40분까지 3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박근령, 유족대표로 헌작
같은 시간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관성회관에서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육영수 여사 탄신 88주년 숭모제'를 개최했다. 지난 2002년부터 지난 2011년까지 매년 유족대표 자격으로 행사에 참석해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이날 숭모제에 불참했다. 대신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59)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유족대표로 헌작했다.
김영만 옥천군수와 박희태 옥천군의회의장, 조용덕 옥천교육장이 각각 초헌관과 아헌관, 종헌관을 맡았다.
충북 옥천은 육영수가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곳이다. 그가 살았던 옥천읍 교동리 313번그의 생가지는 2002년 4월 충북도 기념물 123호로 지정돼 복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