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MBC <뉴스데스크>는 '눈·눈·눈'이었다. 이날 <한라산에 50cm '때이른 폭설> <'반갑다 추위야'.. 경기도권 스키장 잇따라 개장> <이틀째 강추위, 내일 풀려.. 중국발 미세먼지 조심> 기사를 연이어 보도했다.
<한라산에 50cm 때이른 폭설> 리포트는 직접 한라산을 찾아 보도했다.
"11월에는 이례적이라고 하는데요. 제주 한라산에 50cm 가까운 폭설이 내렸습니다. 이소연 기자가 하얗게 눈덮인제주풍경 보여드리겠습니다."기사는 이어 "폭설로 한라산이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었다"면서 "앙상한 가지에도 눈꽃이 활짝 피었다. 매서운 바람을 뚫고 한라산을 찾은 등반객들은 순백의 신비에 푹 빠져든다"며 생생한 한라산 모습을 전했다. 이어 "한라산 윗새오름의 적설량은 47cm. 11월 한라산에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리기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에 따라 일부 등산로가 통제되면서 관광객들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고 전했다. 등산객 두 사람과 골프장 직원 인터뷰까지 실었다.
시청자들에게 눈덮인 한라산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자 정신을 발휘한 것이다. 이 같은 기자 정신을 탓할 시청자는 아무도 없다. <반갑다 눈 스키장 야간 개장> 제목 리포트에서는 스키장 현장을 직접 연결했다. "하얀 눈 위를 미끄러지듯 누비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며 "오늘이 개장 첫날이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설원을 찾아서인지 사람들 표정도 한층 밝아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저녁 7시를 넘으면부터는 일찍 퇴근한 직장인들까지 모여들어 주말 기분을 한껏 내고 있다"며 "오늘 하루 이곳을 찾은 사람은 8시 기준으로 모두 7000명"이라고 보도했다. 기사는 스키장 개장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했다.
"잠시 후 9시에 영업을 마치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타려는 사람들로 리프트 앞에는 긴 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스키장은 그제 저녁부터 93대의 제설기를 90여 시간 가동해 이처럼 하얀 눈밭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보다 하루 일찍 문을 열었는데 이번 주말 이틀간 1만 5000명이 이곳을 찾을 전망입니다."
날씨 기사는 <이틀째 강추위.. 내일 풀려>로 이어진다. 이번에는 북한산이다 "강추위가 몰아친 북한산.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던 물줄기가 연이틀 강추위에 그대로 얼어붙다"며 "팔뚝 만 한 굵기에 어린아이 키만한 고드름이 주렁주렁 매달렸다"며 고드름을 손으로 직접 땄다.
이어 "서울시내 건물 처마들에서도 날카로운 고드름이 햇살을 받아 번뜩인다"며 "우주에서 본 한반도. 수도권과 영남지방만 빼고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한반도 전체가 은백의 설국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눈 관련 기사를 3꼭지나 보도한 것이다. 29일 <뉴스데스크>만 본 시청자는 눈 덮인 한반도가 한없이 아름답다. 순백이다. 이런 나라 얼마나 좋은 나라인가.
하지만 이날 종교계 시국선언이 있었다. 그럼 <뉴스데스크>는 보도했을까? 지난 28일 조계종 승려 1012명 시국선언도 침묵하더니 이날 원불교 시국선언도 보도하지 않았다. 눈 덮인 한라산과 북한산은 직접 취재 촬영하고, 스키장 개장은 현지까지 연결해 보도하더니 종교계 시국선언은 전하지 않았다.
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은 29일 전북 익산시 신용도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발표한 시국선언을 통해 "악은 숨겨둘수록 그 뿌리가 깊어진다"며 "선거에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이 불법적으로 개입해 민주주의 토양을 송두리째 오염시킨 중대사건을 명확히 규명하지 않은 채 정권 유지에 급급한 박 대통령은 사퇴해야 마땅하다"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원불교만 아니라 개신교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같은 날 대전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지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정태효 상임의장은 "그동안 국정원 개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촛불기도회, 1인시위, 기자회견 등을 해왔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퇴진 촉구 금식기도회를 통해 이 땅에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되길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개신교 성직자들 "'박근혜 퇴진' 지역으로 확산시키겠다"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천주교·개신교·원불교까지 들불처럼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과연 <뉴스데스크>는 언제까지 침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