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의 시작, 거리에 비친 '문 그림자'가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반기는 듯한 하루였습니다. 저는 기분좋은 날씨를 만끽하며 '릴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걷고 있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날씨에 신이 나,
햇살 좋은 담을 바라보며
기분좋게,
그리고 즐겁게
랄랄라~♪
랄라라♪
랄랄라~♪♪
콧노래를 불렀지요.
그런데 말이죠.
갑자기 눈 앞에 생뚱맞은 물체가 나타났습니다.
그 정체는, 바로 가을 독(Dog)이었죠.
담 위로 '뿅'하고 나타난 녀석은,
작은 개가 아닌, 덩치가 아주 큰 개(아마 시베리안 허스키?)였습니다.
처음에 녀석을 본 순간, 어찌나 놀랐던지요.
혹여나 저 큰 녀석이 으르렁 하고 짖거나, 우악스럽게 달려들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그런데 녀석은 참 이상하게,
다른 개들처럼 짖거나 담을 뛰어넘는 행동 대신,
볼에 앞 발을 댄 채로 담 밖의 세상을 구경하더라고요.
아마도 녀석에게도 가을 풍경은 신기했나 봅니다.
가을 독의 재밌는 모습에 용기를 내어 가까이 다가가니,
눈이 딱 마주쳤습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반가운 마음으로 눈 인사를 나눴습니다.
가을, 이 아름다운 계절은 동물과의 교감도
가능하게 만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3년 11월의 마지막 날,
가을의 끝을 아쉬워하며,
문득 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