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피생산국인 중국의 모피시장에서 살아있는 동물의 털가죽을 벗겨 모피를 채취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은 대부분 "설마 그럴 리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생명에 대한 일말의 연민도 없는 모피산업의 잔인성을 고발하는 영상을 보면 경악으로 입을 다물기 힘들다.
누구나 혀를 내두를 잔인하기 그지없는 학대임에 틀림없지만, 사람들의 욕망을 부추기고 지갑을 열어야만 존속가능한 산업이 모피의류에 각인시킨 허울을 벗기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대부분 잔인한 것을 보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설마 그렇게 잔인할 리가 있겠어?"라고 생각하거나, 진실을 마주할 기회가 생겨도 문제의 본질을 "징그럽고 흉한 것"으로 환원시켜 외면하고, 자신이 어떤 학대에 가담하고 있는지 모른 채 소비를 멈추지 않는 무리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학대의 공범이 되지 않으려면 기존의 소비습관을 바꿔야 하니 차라리 모르는 게 약.
세상에는 인간성을 좀먹는 부조리가 무수히 많고, 동물 관련 이슈는 아무리 시급을 다투는 문제도 외면되기 일쑤다. 하지만 매 순간 학살되고 소비되는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아무런 항의도 못하는 그들을 대변할 이는 인간 뿐이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사회적 약자로 전락해버린 동물의 처지를 대변하는 일은 인간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폭력과 차별은 대상에 따라 형태를 달리할 뿐 "강자의 약자 지배는 정당하다"는 본질에 기반하기에, 우리가 현재 용인하는 폭력이 미래에 다른 형태의 폭력이라는 부메랑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오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설마 그렇게 잔인할 리가 있겠어?" 진실을 마주하자
산 채로 털가죽이 벗겨져 죽는 고통을 온 몸에 바늘이 박혀 죽는 고통에 비유할 수 있을까?
동물의 권리는 고사하고 인간의 권리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중국에서 국제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들) 아시아 태평양 지부와 광고회사 오길비 앤 마더(Ogilvy & Mather)가 합작하여 30만의 모피거부 선언을 이끌어냈다. 이 캠페인에서 나는 거대한 희망을 본다.
모든 사람이 동물사랑이나 동물보호의 당위성을 느끼지는 않는다 해도, 연민과 공감은 거의 누구나 지닌 자질이니까. 그리고 연민과 공감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고, 나와 내 자녀가 살아가는 세상을 지금보다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소중한 자질임에 틀림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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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전시회 이야기를 재구성한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현실고발 특성상 잔인한 장면이 약간 있지만 여러 분들이 봐주셨으면 합니다. 영상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