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예술하우스 유매희 대표가 자기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예술하우스 유매희 대표가 자기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 최주호 윤정노

관련사진보기


"안녕하세요. 예술하우스 댄스앤타의 유매희입니다."

차분하게 인사하는 그였지만 남다른 카리스마가 엿보인다. 국악과 댄스, 난타를 한데 묶은 융복합 예술 공간을 만드는 유매희 대표를 지난 11월 15일과 19일에 두 차례에 걸쳐 당산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그와의 인터뷰 내용.

국악과 난타와 댄스의 만남, 어떻게?

- 예술하우스는 어떤 곳인가요?
"예술하우스는 문화예술교육을 사랑하는 그런 공간입니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 국악과 관련된 다양한 악기 파트들의 동호회가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난타 동호회는 예술하우스의 대표 동호회라 할 수 있습니다."

- 이 일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일단, 저는 저만의 공간을 갖고 싶은 로망이 어릴 적부터 있었습니다. 예술가의 고뇌가 느껴지는 아틀리에 같은 것이죠. 그러다 보니 대학교 때부터 그런 꿈을 이루고 싶은 열망이 점차 강해졌어요. 결국 나이 30이 되던 해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자!'라는 결심을 하게 됐어요. 바로 겨울에 계약을 하고 1월 달에 예술하우스가 탄생했습니다"

- 유매희 대표가 추구하는 융복합 예술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난타를 '조금 더 재미있게 조금 더 신나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스스로 던졌습니다. 그러다 '댄스와 난타를 합쳐보자!'라는 생각과 함께 두들기는 타악기에 굉장히 매력을 느끼게 되었어요. 즉, 퓨전음악을 한 번 해보자라는 발로였죠. 그래서 댄스앤타(DANCE AND NANTA의 합성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어떻게 보면 댄스앤타는 예술하우스의 첫 번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번에 잘 된다면 또 다른 문화예술 코드들을 찾아서 계속 연구 개발할 생각이에요. 이런걸 R&D라고 하죠?(웃음)."

 예술하우스 '댄스앤타' 포스터
 예술하우스 '댄스앤타' 포스터
ⓒ 최주호 윤정노

관련사진보기


- 댄스앤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저는 네이밍이 스토리텔링의 9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봐요. 그래서 네이밍에 오랜 공을 들이고 고민을 했죠. 그래서 나온 '댄스앤타'라는 이름은 댄스와 난타라는 뜻입니다. 제가 몸치라 춤이 안 되는데 댄스앤타를 붙여놓고 감히 될까? 이런 고민을 하다가 댄스를 검색해보니 움직임이라는 뜻도 댄스가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렇다면 난타를 치다보면 좌우로 움직이는 자세가 기본적으로 들어가는데 그것도 어떻게 보면 움직임으로 표현할 수 있고, 그것 자체로도 댄스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지 않을까? 자신감을 갖자라는 마음을 먹고 감히 댄스앤타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댄스앤타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품 자체를 기획하거나 할 때 부합하는 이미지를 고민하고 있고요."

- 여러 난타팀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이 간판을 단 지 3년 정도 되었는데 난타팀이 대표적이고 초창기부터 함께 해오고 있어요. 난타팀 중에 '난장이'라는 9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팀 하나가 있는데 1학년 때부터 만나서 지금은 벌써 3학년이네요. 성인팀도 물론 존재하구요. 50대 후반 어른들이 모여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소망은 하나 같이 똑같습니다. 그분들은 은퇴하시고 봉사 공연을 하고 싶은 꿈을 서로 가지고 계세요. 젊은이에게 찾아볼 수 없는 넉넉한 여유가 느껴집니다. 또 교육을 전담하는 강사 선생님들로 이루어진 교육팀이 있구요. 거기에 독실하신 신자분들을 모여서 전도하는 선교난타팀도 있습니다."

- 난타는 어떤 식으로 하는 건가요?
"쉽게 말해 권투 선수가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두들기듯 우리는 난타봉을 들고 북을 힘차게 내리칩니다. 난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서서 이루어지며 앉아서 하는 사물놀이랑은 사뭇 다르고요. 기왕에 서 있는데 그냥 팔만 흔들기에는 밋밋할 거 같아서 요리조리 옮겨가며 역동적인 동작들을 공연 중에 선보이고 있어요. 역시 퍼포먼스적인 요소가 들어가니 관객들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대중들이 좀 더 쉽고 친숙하게 들을 수 있게 작품은 <무조건>이나 <황진이> 같은 트로트에 맞춰 공연을 펼친 적도 있고 OST곡에 맞춰서 한 적도 있어요. 근래에 짠 작품 중에는 <영화는 영화다>에서 '성민과의 액션'이라는 곡이 비트가 강하고 빠른 오프닝곡을 짧게 짠 작품도 있고요."

혼자 쪽방에 갇혀 북치고, 장구치고... 체질에 안 맞았다

 유매희 대표
 유매희 대표
ⓒ 최주호

관련사진보기


-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부모님이 문화예술 쪽에 관심이 많으셨고 교육관도 역시 문화예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7살 때부터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7년 정도 피아노 학원을 다녔고, 중학교 때는 3년 정도 바이올린 학원을 다녔고요. 남들 부모는 자기 자식이 전교 1등 하기를 바라는 반면에 우리 부모님은 절대 성적에 대해서 잔소리를 하지 않았죠. '공부 잘하는 딸보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딸이 좋다'라고 말씀하셨죠. 저희는 용돈을 받을 때도 남들과는 달랐어요. 피아노를 전공한 언니는 피아노를, 저는 바이올린을 연주해 부모님에게 용돈을 타내곤 했어요(웃음)."

- 바이올린을 연주했다? 어떻게 국악을 하게 된거죠?
"바이올리니스트를 권유를 받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바이올리니스트는 왠지 저의 길이 아닌 것 같아서 정중히 거절하고 일반 고등학교로 진학했어요. 어느날 아빠가 국악 학원을 등록하셨는데 재밌다면서 소리북을 하나 사오셨구요. 물 만난 물고기처럼 너무 좋아하셨어요. 한두 달 배우시다가 '너 한 번 해볼래?'라고 뜬금없이 여쭤 보시는 거예요. 제 답변도 웃긴 것이 '나도 한번 해볼까?'라고 수긍했어요. 당시 내 속마음은 '공부에 취미도 없고 우스갯소리로 예체능 하는 친구들은 머리를 기를 수 있어서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이었구요."

- 가족분들도 다양한 음악적 재능이 있네요.
"저도 그렇고 저의 가족자체가 굉장히 다양한 재주들을 가지고 있어요. 부모님은 오카리나와 기타를 배우시는 걸 좋아하시구요. 이런 문화 속에 있다 보니 자연스레 음악이 너무 즐거웠어요. 나도 이렇게 즐거운데 다른 사람들도 즐거울 거라는 생각에 많은 사람들이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제공해 주고 싶고요. '열심히 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못 이기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못 이긴다'는 옛말이 새삼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

- 국악을 하고 계신데 어떤 분야를 접목시킨 건지.
"난타라는 퍼포먼스 자체가 참 다양한 요소들과 결합될 수 있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송승환씨의 <난타>가 이에 해당되죠. 연극적인 요소와 난타를 합친 무언극이죠. 더 말하자면 창과 같은 소리를 살려서 난타에 접목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소리 자체는 공연으로 하기에는 일반 분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기에 우리는 움직임적인 요소를 가미시켰어요. 바로 댄스앤타죠."

- 창에 대해서 잠깐 설명 좀 부탁드릴게요.
"우리나라 음악 자체는 왕 중심 궁중음악이 있고 양반계층이 즐겼던 정악이 있고 마지막으로 백성들이 즐겼던 민속음악이 있습니다. 성악파트를 설명하자면 궁중음악과 정악 안에서 하는 건 가곡(시에 곡을 붙인 음악형식), 가사(조선초기 궁중의식 때 부르는 노래 사설), 시조(시조를 노래하는 전통 성악곡)가 있고요. 민속악으로 들어가면 민요와 판소리가 있습니다. 민요 자체도 경기민요, 서도민요, 남도민요, 동부민요, 제주민요가 있는데 크게 보면 경기민요랑 서도민요, 판소리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저는 판소리를 전공했어요."

- 기본적으로 음악이지만 몸을 쓰면서 하기 때문에 색다른 매력이 분명 있을 것 같아요.
"판소리는 독수공방, 혼자 쪽방에 갇혀서 북 치고 장구 치고 하는데 저는 그것이 너무 외롭고 체질에 안 맞아요. 난타 같은 경우에는 혼자하면 도리어 재미가 없어요. 여러 명이 함께할 때 서로 깔깔깔 웃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이 난타의 큰 장점인 것 같아요. 실제 여기 계신 분들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생판 모르시는 분들인데 지금은 한분 한분 모여서 다양한 사람들이 난타라는 주제로 함께하게 됐어요. 그것 자체로 소통이 되는 것이어서 또 다른 매력입니다."

주민 300~400명과 함께한 '한 여름 밤에'

 댄스앤타에 대한 이야기가 즐거운 유매희 대표
 댄스앤타에 대한 이야기가 즐거운 유매희 대표
ⓒ 최주호

관련사진보기


-음악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이제는 너무 오랫동안 함께 봐오니까 끈끈한 가족 같은 느낌이 듭니다. 성인팀 B.N.F(Beat & Fun)같은 경우 1박2일 MT를 가는 등 서로 너무 친해서 탈이죠.(웃음) 이렇듯 피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노래라는 주제로 서로가 유기적으로 뭉쳐 끈끈한 정을 나누는 것은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만큼이나 보람차고 큰 기쁨이에요"

- BNF팀의 활동은 무엇이 있었나요?
"BNF팀은 작년 8월 24일 양천문화회관 해누리홀에서 '난타이야기'라는 제목으로 1회 공연 하고 올해는 한강에서 '한 여름 밤에'라는 제목으로 8월 9일에 공연을 했습니다. 올해 공연 한 것이 작년에 공연한 팀이 맞나싶을 정도로 그들의 실력은 일취월장했습니다. 정말 많이 성장한 느낌이었고 대견스러웠어요. 이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청출어람, 그들이 나를 뛰어넘을 때는 얼마나 기쁠까요?"

- 올해 '한 여름 밤에'라는 주제로 공연을 하셨는데 어떠셨나요?
"이 공연 같은 경우에는 어린이 팀 하나가 있는데 그중 2년을 같이 했던 친구가 있어요. 근데 아버지가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이사를 가야 되는 상황이었고요. 그래서 어머님이랑 반 친구들이 '마지막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며 작년에 무대를 잡기로 했습니다. 막상 계획에 없던 일을 하려다 보니 무대에서 하지 못하고 야외 공연을 했어요. 미봉책으로 이 공연에서는 제가 사회를 보게 돼구요. 공연은 8월 9일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야외 무대홀'에서 오후 8시에 공연이 시작됐습니다. 보통 저의 무대는 일반인들과 저의 회원분들의 가족과 지인분들이 많이 오시는데 이날 같은 경우에는 한강이어서 그런지 동네 한강 주민분들 300~400명이 와서 꽉 찬 무대가 형성이 됐어요."

- 내년에도 할 생각인가요?
"서울시에서 주간에 한 단체에게 무대 홀을 대여해 줍니다. 제가 좋은 관계로 지내온 색소폰 하시는 원장님이 계신데 작년부터 금요일에 공연을 했다고 합니다. 어느 날 저에게 '색소폰만 하면 사람들이 심드렁하고 지루해 한다'며 '여기 와서 난타공연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내년에는 좀 더 큰 무대에서 공연을 선보일 것 같아요."

- 본인만의 음악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음악에 정의를 말씀드리자면 박자·선율·화성·음색 등을 일정한 법칙과 형식으로 종합해서 사상과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그런 거 다 필요 없이 '듣고 좋은 것'이라 칭하고 싶어요. 저는 많은 사람들이 듣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꿈은 클수록 좋지 않습니까?  우리는 굉장히 큰 꿈을 가지고 있어요. 바로 예술하우스가 문화예술 교육의 선봉자로서 칼을 갈고 닦아 대표적인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예술하우스하면 모두가 알 수 있는 그런 브랜드 가치로 도약하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주위에 같이 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 실제로 댄스앤타 프로그램을 같이하는 좋은 연구원 선생님도 있고 얼마 전에는 기획하시는 분도 저랑 뜻을 같이해 의기투합했습니다. 이렇듯 저와 함께 해주시는 분들의 진취적인 모습을 보면서 더욱이 큰 꿈을 꾸고 있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최주호 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spdhrkeldjs)와 와이즈뉴스(http://www.whys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댄스앤타#예술하우스#유매희 예술하우스 대표#와이즈뉴스#와이즈뉴스 인터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