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사설학원 고등부 교습시간을 현행 밤 10시에서 11시로 1시간 연장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 심의가 연기됐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일 전체회의를 열고 '경기도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 안건 심의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조례안은 당초 이날 전체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상임위원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조례안 찬·반 시민들이 회의장 주변에서 서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 조례안 상정을 보류했다고 한다.
재심의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최철환 교육의원(경기 1)에 따르면 '오는 12월 6일 관계자 간담회를 열어 찬반 의견을 경청한 뒤 상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간담회에는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교육청, 교육위원회 의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동안 이 조례안을 두고 논란이 뜨거웠다. 개정안은 지난 10월 28일 경기도 의원 53명이 발의했다. 대표 발의자는 문형호 의원이다.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키우고, 교습시간을 밤 10시로 제한함으로 인해 발생한 음성적 고액과외 폐해를 해소시킨다는 게 개정안을 발의한 사유다.
학원계는 적극 찬성했다. 학생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10시 이후 학원 교습금지 정책의 당초 취지와는 달리, 사교육비는 줄지 않았고 건강권도 보장되지 않았으며, 도리어 불법 과외만 양산 하는 등 폐해만 발생했다는 이유다.
그러나 교사들의 모임인 전국교직원노조와 경기도 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조례안에 불과하다'며 경기도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학원연장조례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국 최초로 학원 운영시간을 제한했던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수면권과 건강권 을 보호하기 위해 교습시간 연장에 반대하며, 조례안이 만약 의결될 경우 재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맞춰 학원·설립 운영조례를 개정, 2011년 3월부터 사설학원의 교습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학원 심야교습 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고 있는 곳은 경기, 서울, 대구, 광주, 세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