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에 대해 "황색언론보다 못한 황색정치인"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홍 사무총장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이날 홍문종 사무총장은 '밀양 희망버스'에 대해 "밀양 시민은 물론 일반 국민도 절망버스·갈등버스임을 확인했다"고 발언했다. 그는 "밀양 희망버스 행사에 용산참사 유가족과 제주해군기지 반대 단체 대표들까지 시위에 나섰고, 그들은 밀양 송전탑 반대는 전 국민의 염원이라고 했는데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홍 사무총장은 "일반 국민들도 절망버스·갈등버스임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며 "밀양주민 중 뭐 먹을 게 있다고 여기 와서 하느냐고 했다. 첫 번째 송전탑이 완성됐는데,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지 말고, '절망버스' 관계자들은 자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4일 '밀양 희망버스 기획단'은 논평을 통해 "황색언론보다 못한 황색정치인,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기획단은 "단순한 망언이 아니다. 시선을 끌기 위해 선정적인 소재와 선정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는 것이 황색언론이라면, 새누리당 홍문장 사무총장은 황색정치인이다. 황색정치인 중에서도 아주 저급하고 비열한 황색정치인"이라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다른 것도 아닌 잘못된 정책과 공권력에 의해 고통 받고 신음하는 이들을 동원하였으니 말이다"고 설명했다.
홍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기획단은 "밀양의 아픔에 공감해 전국에서 함께 온 자발적 시민들을 모독하였다"고 밝혔다.
밀양 희망버스에 대해, 기획단은 "밀양의 주민과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서로 희망을 나누고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를 직접 취재한 언론들은 절망버스 따위의 용어를 쓸래야 쓸 수가 없었고, 그래서 조중동을 제외한 대부분의 언론은 밀양 희망버스의 성과를 인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밀양에서 강행되고 있는 송전탑 공사는 스스로 내세운 명분마저 사라진 상태이며, 오히려 지금은 정부와 한전이 밀양 송전탑의 필요성 자체를 국민에게 검증받아야 할 상황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나라 여당의 사무총장이라는 자가 문제의 본질은커녕 기초적인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은 비난을 퍼붓는 작태에 우리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이는 국민에 대한 기본 예의도 없고,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성도 없으며, 사람이라면 가져야 할 아픔에 대한 공감도 없는, 한 마디로 정치인의 자질을 티끌만큼도 찾을 수 없는 지경이다"고 밝혔다.
기획단은 "홍문종 사무총장은 국민의 자발적이고 아름다운 연대를 근거 없는 비난으로 모독한 것, 정부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으로 고통 받는 밀양 주민들의 아픔을 짓밟아버린 것,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런 망언을 남발한 것에 대해 국민 모두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밀양 희망버스'는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1일 사이 전국 각지에서 2000여 명이 송전탑 반대 투쟁하고 있는 주민들을 지원·위로하기 위해 몰려 왔으며, 경찰과 일부 충돌이 벌어졌지만 특별한 불상사 없이 마무리되었다.
특히 첫째날 저녁 밀양역 광장에서 '우리 모두가 밀양이다'는 제목으로 촛불문화제가 열렸는데, 당시 밀양역 주변 상가와 식당 주인들은 몰려드는 손님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편의점에서는 물품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했고, 식당은 밥이 모자라 돌아서는 사람들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