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신임 검찰총장은 6일 "범죄와 무관한 사회적 관심사나 단순한 의혹의 진위를 가려내는 것은 우리의 본분이 아니다"라며 '민생 검찰'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꺼냈다. 또 "현행 체제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봉사하는 시스템인지 등을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전면적인 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시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급 기관장 토론회 인사말에서 "앞으로 검찰이 필요한 곳에만 제대로 힘을 쏟도록 이끌어갈 생각"이라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문제가 왜 끊임없이 부각되는지에 대해서도 우리 스스로의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떻게 하면 그것과 절연할 수 있을지에 관해서도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치적 중립성 유지'를 위한 방법으로 그가 언급한 것은 '검찰 본연의 임무'다. 김 총장은 "다른 국가기관과 마찬가지로 검찰도 국민의 필요에 따라, 국민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기위해 국민이 만든 기관"이라며 "검찰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사법 영역을 넘어선 일은 검찰의 본분이 아니다"란 말로 그 방향을 제시했다. 정치권 등에서 제기하는 여러 의혹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불거지는 '정치 검찰' 논란을 아예 차단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건보다는 범죄 수사 등 형사사법 영역에 매진하겠다는 뜻이다.
김 총장은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결집하고, 간부급까지 (국민의) 권리구제와 분쟁 해결에 직접 나서 국민을 감동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검찰 조직을 대폭 개편할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현행 체제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봉사하는 시스템으로서 적합한지 등을 생각해봐야 할 때"라며 "기존 조직을 그대로 두고 부서 한두 개를 끼워 넣거나 줄이는 식으로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쇄신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대검이나 일선의 현행 인력배치가 금과옥조는 아니다"라며 검사장들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말해달라고 부탁했다.
'내부 단속' 역시 빠지지 않았다. 김 총장은 6일 "중요한 수사과정에서 지휘라인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그것이 외부에 노출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선 안 된다"며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검찰 내부 갈등을 에둘러 지적했다. 그는 "설사 그것이 일부 극소수 구성원만의 문제라고 해도 검찰조직 성격상 그 자체로 심각한 일이고, 국민들도 그렇게 보고 있다"며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되돌아보고 '나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나부터 변해야 한다'는 인식을 분명히 갖도록 검사장들이 각별히 지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