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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상속자들>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제목 그대로 재벌 및 상류층 집안의 상속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신데렐라 스토리를 추가시켜 드라마틱한 요소를 한층 높이고 있다. 어려운 환경을 살아가는 여자를 좋아하는 재벌그룹의 상속자인 백마탄 왕자에 해당하는 두 남자의 삶과 갈등을 다루면서 전개되고 있다.

상속자들 드라마 "상속자들" 공식 포스터
상속자들드라마 "상속자들" 공식 포스터 ⓒ SBS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지만, 항상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의 귀족인 재벌들의 삶과 신데렐라 스토리를 적절히 결합하여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재벌이란 많은 사람들의 시기, 질투 및 공격의 대상이기도 한 동시에 동경과 관심의 대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중은 항상 재벌 및 권력층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공격하면서도 기회만 되면 자신도 그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상속자들의 삶은 과거의 신분제도가 확고했던 귀족사회 및 신분사회와 동일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자본주의의 영향으로 돈 많은 재벌이 과거의 귀족이 되었다는 것이다. 상속자들은 단지 재벌 집안에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시절부터 보통 사람들은 평생에 한 번도 누리기 어려운 호사를 일상생활로 당연히 받아드리며 살아간다. 그리고 이들의 삶을 보좌해 주는 많은 비서, 회사원, 운전수, 경호원 및 가사도우미들은 옛날 조선시대의 노비의 삶과 닮아 있다.

재벌인 주인이 시키는 모든 일들을 아무런 이유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고 수행한다. 돈의 노예가 되어 있는 것이고 스스로 노비이기를 자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속자들과 회장을 보좌하고 있는 사람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들을 뛰어 넘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어려워 보인다. 평생을 스스로 자처한 노예의 삶을 살아가는 것 밖에는 신통한 삶의 방식이 보이지 않는다.

인류의 문명 발달로 인해 인간 사회의 모습은 많은 혁명적인 변화를 이루어왔지만 그 본질은 크게 변한 것이 없다. <상속자들>이라는 드라마에게 보여지고 있는 재벌의 모습과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일반인들의 모습은 허황된 것이 아니다. 즉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자본과 권력을 중심으로 한 보이지 않는 피라미드식 신분계급이 분명히 존재하며 그 꼭대기층은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도록 매우 견고한 유리천장으로 보호되어 있다.

분명히 꼭대기층이 보이기는 하는데 일반인이 그곳으로 가려고 하면 무언지 모를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 때문에 올라갈 수가 없다. 그 유리천장의 정체는 상류층들이 자신의 권익과 권력 및 자본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아주 견고한 방어막이다. 여간 해서는 뚫리지 않고 뚫을수도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이것이 과거 빌게이츠가 한 고등학교 연설에서 언급했던 "세상은 원래 불공평한 것이다. 받아 들여야 한다"는 어록의 정체인 자본주의의 유리천장인 것이다. 

과거 신라시대에는 골품제라는 철저한 신분시스템이 있었다. 골품제의 신분계급을 피라미드 윗층부터 살펴보면 성골, 진골, 6~4두품 관직, 3~1두품(평민)으로 나누어 진다. 즉 신분 계급의 최상위층에 성골과 진골이 있었고 왕은 당연히 최고 계급인 성골에서 많이 나왔고 그 다음 계급인 진골에서도 배출되었다. 하지만 그 밑의 계급에서는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최고 지배 계급인 성골과 진골층에서 모든 사회시스템을 떡 주므르듯 했던 것이다.

현대의 한국 사회의 보면 이러한 과거의 골품제와 매우 흡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신라의 최고 계급이었던 성골은 현대사회의 재벌 그룹 회장 및 최측근, 대통령 및 대통령 최측근 되고 그 다음 진골은 국무총리, 장관, 3선 이상 국회의원, 공기업 사장, 대기업 임원진, 중견기업 회장, 재벌과 결혼한 집안, 검사 및 판사가 되겠다. 그 다음은 계급인 6~4두품 관직은 의사, 변호사, 약사, 한의사, 대기업 부장, 명문대학교 교수, 1~2선 국회의원 정도가 되겠다. 나머지는 국민 대부분을 차지하는 평민이 되는데 과거 농민 및 노비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의 부속품으로써 끊임없이 소모되다가 나이들어 힘없어지고 병들면 바로 버려지는 것이다.

이 초라한 평민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열심히 살지만 이미 삶의 결과는 정해져 있다. 왜냐하면 월급말고는 다른 수입원이 없으며 서민적인 삶을 살아 가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월급이지만 부자가 되어 상류층으로 진입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의 일상적인 삶의 사이클(관련기사:대한민국 에서 평범한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사회의 양극화현상의 비참한 희생양이 될 뿐이다. 즉 이 월급이라는 자금줄이 끊어지는 순간 사회의 밑바닥으로 사정없이 곤두박질 치는 것이다.

재벌이라는 거목 중심의 어두운 사회구조 그늘 속에 서민 및 중산층이라는 새싹들이 햇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시들어가고 있다. 유리천장이라는 사회 지배층에서 만들어 놓은 강력한 바리케이트도 문제이지만 이들의 사다리 걷어차기도 서민 및 중산층의 삶을 힘들게 한다. 사다리 걷어차기란 사회 지배층의 상속자로 태어났건, 자수성가해서 성공한 후 그 집단에 살고 있건간에 본인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들을 꼭대기(사회 지배층)에서 다 걷어차 버리는 것이다.

그 결과 다음 사람은 사회 지배층으로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고 그 사다리가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 수 없어 개선되지 않는 힘든 삶을 대대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즉 우리의 삶에서 노력, 성실, 끈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삶의 방향성에 해당하는 사회 지배층으로 가는"사다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서민 및 중산층에서 이 사다리를 발견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설령 발견했다 하더라도 무지막지한 자본과 권력을 가진 사회지배층에 의해 박살나 버린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입이나 엄청난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유통업 장악력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돈만 되면 무조건 진입하여 서민 및 중산층의 경제적인 수익원을 말려버리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사다리 걷어차기가 우리 주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살아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절대로 대기업의 자본력이 밀고 들어올 수 없는 분야나 대립이 일어나지 않는 분야로 진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정상적인 인간을 사회지배층의 소모용 부품으로 전락시키는 성향이 강한 규격화된 인재를 양성하는 제도권 교육에서 신속히 탈피해야 한다. 즉 규격화된 소모 부품용 인재를 만드는 자격증, 시험, 영어 점수, 대학교 교육 등에 지나치게 몰입해서는 안된다.

단순히 사회적인 지루한 패러다임을 따라가지 않는 깨어있는 사고방식을 대중들이 가질 때 자본주의의 골품제도를 타파할 수 있는 길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암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게임, 엔터테이먼트, 인터넷 비즈니스 계통에서 자수성가한 신흥 재벌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제도권 교육과 고루한 사회적인 패러다임에 매여 있는 청춘들의 사고방식이 아쉽고 역동적인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없는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와 조건들이 아쉽다. 분위기를 타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한국인의 기질상 한국에서도 마크 주크버그, 스티브 잡스 같은 세계적인 자본주의의 강자가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상속자들#자본주의#골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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