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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지인 결혼식 있어 대전을 간 적이 있다. 본인을 포함해 평소 친하게 지내던 몇몇 사람들과 같이 동행했다. 그 중 한 명이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간베스트(일베) 회원이었다. 최근 박근혜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치자 "좌빨이구나"하는 소리가 돌아와 더 이상 정치적 이야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경험이었으나 현재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좌파에 대한 빨갱이라는 종북 프레임이 새삼 무섭게 느껴졌다. 대한민국 사회는 현 정부를 비판하고 야당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옹호하면 그 순간 빨갱이로 몰리는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개인과 개인, 나아가 언론 매체를 두 부류로 나누고 크게는 한국 사회 전체를 이등분으로 나누고 있다. 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국회와 각 정부 부처는 진정으로 수행해야 할 나라 살림은 뒷전인체, 우리 편이 아니면 빨갱이만 있을 뿐이라 외치고 있다.

11월 5일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청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한국 갤럽이 조사한 결과 통합진보당의 지지율은 2%대로 추락했다. 이는 이석기 의원의 RO조직 논란과 이정희 대표의 '박근혜씨 발언' 여파로 보인다.

이정희,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이 보이는 현 모습은 시대차오적인 발상을 넘어 한심한 수준이다. 현 정부가 인사 관련 문제, 국가 기관의 중립성 훼손, 민주주의 후퇴 등 많은 문제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주체사상으로 대처하고자 한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다. 자연히 통진당의 행보는 여당으로서는 상당한 호재로 나타났고, 통진당 해산에 관한 문제는 이제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본인 역시 통진당의 모습이 개탄스럽다. 민주당도 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통진당을 옹호하는 의견을 내세웠다간 종북 딱지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나 이것이 현재 대한민국을 뒤덮고 있는 종북 프레임이다.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떤 정치인이나, 평론가가 자유민주주의를 외칠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두 나라 최초의 여성 지도자라는 점과 이공계 출신이라는 점 등 비슷한 모습이 많다.

그러나 두 지도자의 정치적 모습은 상반되고 있다. 흔히 언론에서 메르켈의 리더십을 "엄마 리더십"이라고 말한다. 메르켈은 관용과 포용의 리더십으로 실리주의적인 정책을 펼치며 독일 국민들의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메르켈이 녹색당의 원전폐기 정책과 사민당의 육아보조금 정책을 흡수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녀는 좌, 우 가리지 않고 여론을 적극 수렴해 실리적인 정책을 펴내고 있다. 때문에 이를 두고 언론은 통합의 리더십, 실리를 추구하는 리더십이라 평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 상황은 독일과 비교했을 때 통합보다는 분열에 가까워지고 있다. 나아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개개인의 실질적인 신념의 자유, 의견의 자유, 표현의 자유, 결사 집회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 아래서 보장 되어야 한다. 정부가 통진당 해산을 놓고 법이라는 칼을 들이댔다. 진보와 보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것이 과연 진정한 민주주의 모습인가?

현 정부 역시 통진당과 마찬가지로 시대착오적인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통진당이 해산된다면 앞으로 법이라는 이름하에 사상의 자유를 억누를 것인가?
우리나라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단체라면 법이 나서기 전에 국민이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자유 아래 나오는 다양한 의견을 무조건 종북으로 치부한다면 우리나라 국민은 사상적 자유를 잃게 될 것이다. 당파 싸움으로 보수냐 진보냐를 따지는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받은 대한민국의 지도자다. 여당의 총수도 야당의 적도 아니다. 아직까지 구시대의 유산인 반공이데올로기가 오늘날에도 그 위용을 떨치고 있다.

통진당 논란을 떠나, 색깔 논리에서 벗어나야 복지정책이나 국가 기관 개혁도 제대로 이루어질수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분열된 국론을 합치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굼하다.


#자유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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