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고려대 주현우 학생이 고려대 정경대 게시판에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 미디어와 정치인들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철도 파업으로 수천 명의 철도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다고 언급된 내용은 '팩트왜곡'이다"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주씨는 철도 파업에 참가했다가 직위해제된 이들을 '일자리를 잃었다'고 마치 '해고'된 것 처럼 표현, 동정심을 자극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응하듯 트위터 누리꾼들은 정치인들이 '달은 보지 못하고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꼴이다'라고 말했다. 진정 학생들이 아무 생각 없이 대자보를 붙이겠는가. 한림대 학생복지관 앞에도 동일한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이것을 본 한 학생은 "이걸 붙인다고 박근혜(대통령)가 보기나 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니다. 학생들의 '정치적 관심'을 얻기 위해 호소하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자회사 형태로 '수서발 KTX' 운영사를 설립하는 것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임석민(한신대 사회과학대)교수는 <한겨레신문> 칼럼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왜 국토교통부가 수서발 케이티엑스를 쪼개려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이유를 수수께끼 풀듯 국토교통부 관료들이 코레일에 한풀이를 하는 것이거나 퇴임 뒤 자리 마련을 위한 것이라고 추측할 정도로 그 논리가 빈약하다. 국토교통부가 주장하는 경쟁체제는 설득력이 없다. 철도는 구조적으로 지역독점으로서 경쟁이 되지 않고, 네트워크 산업에 가뜩이나 규모의 경제에도 미달한 한국 철도를 쪼갠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또 현재 파업원들이 직위 해제 상태를 3개월 지속할 경우 정말 일자리를 잃게 되는 형국이다. 거기다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만큼 복직 후 승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말 '일자리를 잃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러한 정치적 사안들을 학생들이 관심 있게 보기 시작했다. 당장 자신 앞에 놓여진 '학업'과 '취업'에만 힘을 쓰던 학생들이 정치적 사안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대자보는 이런 학생들의 사고의 전환을 보이는 모습 중 하나이다. 각 대학에서 동일한 제목의 대자보가 붙고, 이제는 고등학교까지 그 여파가 몰려 가고 있다.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에서는 젊은이들이 사회적 문제에 분노를 갖고 정치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라고 말한다. 이러한 모습이 학생들에게서 나타나고 있다.
기성세대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배고파 본적 없이 풍요롭게 자란 대학생들을 '세상물정 모르는 세대'라고 말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세대'인 학생들이 진정 자신 앞에 놓여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라'라는 말이 있다. 미디어와 정치인들이 학생들이 진정하고자 하는 중심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대통령과 반대 입장을 보이면 '파면'당하는 이런 수상한 시대에 학생들이 분노를 하기 시작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 등 수상한 사건들이 많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수상한 시대'에 나무만 보려하는 그대들은 '정말 안녕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