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을 보고 용기를 얻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군민들에게 알리고 싶어 1인시위로 동참하게 됐습니다."경상남도의 작은 소도시인 거창군에서도 '안녕들 하십니까 신드롬'에 동참하는 청년이 나타났다.
경남도립거창대학 아동보육복지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황영민(25)씨는 18대 대통령선거 1주년을 맞은 19일,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정치권에 보내는 메시지를 대자보에 담아 거창 군청 앞 광장에 섰다.
황씨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 국정원과 선관위, 군까지 개입된 부정선거 의혹, 철도와 의료민영화, 진실을 외면하는 언론 등 갖가지 사회적인 이슈에 바른 목소리를 내면 되레 화를 당하는 미친 세상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며 1인시위에 동참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보려 추위에 물대포까지 맞아가며 바른 목소리를 내는데, 나만 방 안에서 안녕할 수 없다"며 "작은 소도시인 거창이지만 여기에서라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 많은 사람들이 황씨의 1인 시위를 격려했다. 한 군민은 "함께 서 있어주지는 못하지만 따듯한 커피 한잔 주고 싶다"며 만 원짜리 지폐를 건넸으며, 근처 편의점에서 따듯한 음료를 사 주는 사람, 시장에서 귀마개를 사 주는 사람, 2시간여 동안 함께 지켜주는 사람 등도 있었다.
특히, 주변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조재민(19) 학생도 "마음은 있어도 용기가 없어 동참할 수 없었는데, 오늘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보니 용기가 생긴다"며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1인시위에 동참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황씨의 1인 시위는 보수색이 짙은 거창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아는 사람이 많은 시골의 특성과 수업과 취업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시골 전문대의 특성상 거리에 나서기가 힘든데 자발적으로 1인 시위에 나섰기 때문.
시민단체인 '함께하는 거창' 최성식 사무국장은 "시골의 평범한 대학생이 1인 시위에 나선 것은 서울의 유명한 대학 학생들이 나선 것보다 의미가 더 깊다"며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기 힘든 시골 촌구석의 젊은이들까지 들고 일어난 것은 몇몇 사람만 반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가 들고 일어난 것(이나 다름 없다)"이라고 했다.
SNS에서도 황씨를 응원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김연이씨는 "드디어! 나오셨군요! 추운데... 차량이동이 어려워 격려 방문을 댓글로 대신합니다"라며 "마음으로 동참합니다"라고 했으며, 이순정씨는 "오늘따라 로터리는 어찌나 추운지... 응원합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