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24일 오후 2시] 새누리당 경남도당 현관문과 간판이 박살났다.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에 항의하며 노동자들이 경남 창원 소재 새누리당 경남도당의 현관문과 간판을 부수고 뜯어낸 것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23일 낮 12시 새누리당 경남도당 앞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불법적인 침탈은 국민과의 전쟁 선포다"며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금속노조 경남지부 확대간부 등 노동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집회를 연 뒤 항의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새누리당 경남도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경찰이 막아서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경찰과 노동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관문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대원들이 노동자들에 의해 끌려 나왔고, 현관문 앞을 차지한 노동자들이 간판을 뜯어냈다. 현관문 안쪽에는 다른 경찰대원들이 지키고 있었는데, 현관문을 나무 막대기로 걸어 놓기도 했다.
경찰이 현관문을 열지 않자 노동자들은 발로 문을 차기도 했고, 돌로 치기도 했으며, 나중에 문을 잡아당기자 박살이 난 것이다. 이날 충돌 상황은 30여분간 벌어졌고, 항의서한을 전달하지 못한 민주노총 경남본부 지도부는 오는 28일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새누리당 경남도당으로부터 시설보호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채증 활동을 벌이다 노동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고, 소화기 분말을 뿌리기도 했다.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이날 집회를 통해 "불법적인 민주노총 침탈 자행한 박근혜 정권은 퇴진하라", "철도민영화 찬성으로 국민재산 팔아먹는 새누리당 해체하라", "철도민영화 중지하고 철도노조에 대한 탄압 중단하라", "불법적인 민주노총 침탈 사과하고 연행자를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신천섭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철도 파업이 정당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장기화할 것 같으니까 정부는 위기감에서 탄압하고 있다"며 "금속노조는 어제 저녁 확대간부들이 오늘 2시간 파업하기로 했고, 철도 민영화 저지 파업이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외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장은 "독재정권의 그 딸이 민주노총을 말살하고 있다"며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미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희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자당의 김영삼정권, 한나라당의 이명박정권 때도 민주노총과 충돌은 있었지만 침탈하지는 않았다"며 "박근혜정권은 엄청난 후폭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영 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 '빵 터졌다'는 말이 유행하는데, 어제 경찰이 병력 5000명을 투입해 민주노총에 들어가 수배자를 한 명도 잡지 못했는데, 바로 그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며 "1996년 노동법 날치기 처리 뒤 정권은 내리막길을 걸었는데, 이번에 박근혜정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지난 1년 동안 설마했던 일들이 모두 폭거로 일어났다. 전교조의 '법외노조'도 설마했는데, 제3당의 정당해산도 설마했는데, KTX 민영화도 절대 안될 것이라고 했는데 다 했고, 민주노총 침탈 만행까지 했다"며 "2014년에는 노동자들이 전면에 설 것이고, 이제 반격이다. 이제는 저들이 '설마'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명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경찰에 어제 오전 분명하게 철도노조 지도부가 없다고 말했는데도 압수수색 영장도 제시하지 않고 침탈했다"며 "박근혜정권과 새누리당은 우리가 없애야 할 정적이다. 어제 민주노총 침탈은 노동자를 노동자로,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게 깔려 있다. 이제 반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