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교장, 용희영) 6학년 어린이들은 겨울방학을 앞두고 소강당에서 어깨 짝반 동생들과 이웃 학급 또는 관심 있는 어린이들을 초청해 연극공연을 했다. 지난 9월부터 6학년 5개 학급은 문예체 교육의 하나로 연극에 대하여 교수, 학습을 진행해 왔다. 그것을 종합해 한 편의 연극 작품을 무대에 올린 것이다.
문예체 교육은 전 곽노현 교육감 때, 서울의 초중고 혁신학교에서 강조 운영돼 오던 교육 과정의 한 영역이다. 학생들이 지나치게 국영수 등 도구교과를 중심으로 학과 교육에 매달리고, 시험을 보아 석차를 매기는 등 경쟁 중심 교육으로 내달리는 것에 대한 대안적 성격으로 마련된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각급 혁신학교는 물론이고 일반학교에서도 권장됐는데, 혁신학교는 별도로 혁신 예산을 지원 받았기 때문에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하다. 문예체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적 감성을 일깨우고, 건강한 심신을 연마하고, 심미적 태도를 함양함은 물론 협력과 배려 등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성을 일깨워 인성과 창의성 증진에 많이 기여한다는 평가다.
서울신은초등학교의 경우는 1, 2학년은 창의음악, 수공예, 3, 4학년은 공동체놀이, 공예, 바느질, 요리 5, 6학년은 목공, 연극 등의 주제를 선정해 외부의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해 보조교사로서 활용하여 교수, 학습이 진행됐다. 문예체 교육에 대해서는 어린이들은 물론 학부모들로부터도 많은 호응을 받았다.
발도르프 교육 방식을 도입해 주기 집중식 교수, 학습을 진행해 온 1학년 어린이들도 노래를 하면서 놀이를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그렇게 수공예를 활용하여 스스로 컵받침을 짜거나 목도리까지 짜는 아이들이 나올 정도로 흥미 있게 참여했다. 이와 같은 손놀림 활동은 지능발달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6학년의 경우, 창체 시간과 국어 시간을 이용해 연극 놀이를 통하여 연극의 기초적인 것들에 대하여 학습을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각 학급별로 연극 공연이 이루어졌다. 6학년 열매반의 경우, 학급 회의를 통하여 기획부, 극작부, 기획부 음악부, 소품부, 교육부, 의상부 등의 부서를 정하고, 배우들도 정해진 다음 약 3주 정도의 연습과 준비 기간을 거쳐 공연 무대에 올렸다고 한다.
이런 준비와 연습, 추진 과정에서 진미정 담임교사와 이소선 연극놀이 지도 강사의 조언과 도움이 없진 않았다. 하지만 전 과정을 어린이들 스스로 마련해 한 편의 작품을 완성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뿌듯함 같은 것을 크게 느끼고 있었다. 6학년 언니들은 연극 공연에 관객으로 참여한 어깨 짝반 동생들인 1학년 하늘반 어린이들을 데리고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연극 이야기를 더 나누기도 하였다.
6학년 열매반에서 연출부를 맡았던 이수빈, 홍다연, 이도현 어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 보았다.
- 어떤 작품을 무대에 올렸는가?"스코들랜드의 전설인 '오크니마을의 전설'이라는 원작을 이용하여 각색했다."
- 배역은 어떻게 정하고, 소품이나 무대 장치 등은 어떻게 정하였나?"학급 회의를 통하여 연극 공연을 하는 데 필요한 대본에서 배역, 음악, 의상, 무대 장치 등 모든 것들을 우리들이 중심이 되어 역할을 나눈 것을 담임선생님과 연극선생님의 도움과 조언을 받아서 진행하였다."
- 연극 공연을 하고 난 소감은 어떠한가?"힘은 들었지만 보람도 있고, 재미도 있었다. 우리 스스로 한 편의 연극을 공연했다는 것에 대하여 참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이 과정을 통하여 아이들과 더 친해지게 되었다. 앞으로 다시 하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학교에서 문예체 교육과정을 총괄하고 있는 장명영 교사는 "서울의 경우 문용린 교육감이 곽노현 교육감 때의 혁신학교에 대하여 우호적이지 않아 예산이 많이 줄 것 같다. 그러면 문예체 교육과정 운영은 축소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면서 아쉬워하였다. 장 교사는 "요즘 교육의 흐름은 교과를 넘나들면서 교사들이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여 주제통합식으로 운영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런 방식으로 운영하기 위해서 다양한 실험, 실습과 현장 체험, 외부 전문가들의 활용 등이 요구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예산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은초의 학교문화혁신팀장인 명노철 교사는 "혁신학교에서의 성과들을 일반 학교까지 확산하기 위하여 교과부의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시도 교육청에서 예산 편성을 할 때 불요불급한 예산은 자제해야 한다. 그런 예산들을 문예체 교육을 활성화하는 데 잘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명 교사는 "서울시 의회는 혁신학교에 대하여 우호적이서 혁신예산을 살리는 방향으로 최종 예산 편성을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혁신학교에 대하여 호의적이지 않아 서울시의회에서 확정한 혁신학교 예산들이 잘 운용이 될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