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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특히 산업사회 이후 석탄과 석유로 대표되는 엄청난 양의 화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활동이 지속되는 한 이들로부터 기인한 에너지 소비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구 대기의 상태인 지구의 기후는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관측 자료에 따르면 산업화 이후 인간 활동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지구온난화 현상은 과거보다 심각해졌다. 급기야 인류의 생존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이 세계적·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늘면서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 현상도 날로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지열·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력 등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나 사용 비율 등은 독일과 같은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이 시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이 시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왜 그 길로 가는 속도는 더딘 것일까. 지난 2일 서울시 청사에서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권민(45) 녹색에너지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너지 공급 늘리기보다 수요 줄이기가 상책"

권 과장은 "에너지 수요를 줄이는 것이 곧 기후변화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온실가스의 배출은 에너지 사용의 결과다. 에너지 사용에 따라 이산화탄소와 같은 물질이 대기 중에 배출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녹색에너지과는 지속가능한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에너지 부문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적인 에너지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권민 과장은 "일단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이 현재보다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권 과장은 "서울에 빌딩이 많아 일조량이 얼마 안 된다고 하지만 독일의 경우 서울보다 일조량이 적어도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으로 사용하는 비율이 20% 가량 된다"며 "서울은 그 비율이 3% 정도(2013년 기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이 높은 것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며 "부차적으로는 국민들의 지속가능한 지구에 대한 인식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용 필요성이 보편화 돼 있는 것도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는 현재 26%, 2.7% 수준인 원자력(原電)·신재생 비중을 2035년까지 각각 29%, 11%로 높이고 수요전망치에서 최종 에너지는 13.3%, 전력은 15%를 감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정부안을 발표했다.

권 과장에 따르면 서울시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전력(에너지) 자립률은 약 3%대 이지만 2020년까지 이를 2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녹색에너지과는 시의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것을 다루고 있지만 특히 신재생에너지, 에너지 수요관리, 도시가스, 지역난방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은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은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박선주 기자

권 과장은 "무엇보다 에너지 수요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공급을 늘리기 보다는 절약하고 효율화 부문에 집중해 분자보다 분모를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그는 "특히 에너지 수요관리 측면에서 에너지 절약과 효율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시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에너지 절약 등 수요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관리는 단열재의 사용으로 실내와 실외의 공기를 차단하거나 대기 전력을 차단하는 것부터 시작된다"며 "에너지 효율화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실제 에너지를 절약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줄여 준다"고 덧붙였다.

권 과장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약 96%가 주거·상업건물·교통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의 완화 또는 적응을 위해서 에너지 수요를 줄여야 한다"며 "에너지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 수요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분모를 줄이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기 끌어다 쓰는 서울, 태양광 등 자가발전 중요

서울시는 태양광 발전을 장려하고 있다. 서울에는 대형 발전소가 없다. 다른 지역에서 발전된 전기를 끌어다 쓰고 있는 도시이다. 이런 점에서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는 "서울시의 공공기관, 마을, 가정 단위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에너지를 사용해 발전소에서 들어오는 에너지 사용을 줄인다면 여름철 피크시간대 전력대란을 막을 수 있고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에서 설치된 태양광 설비는 3279개소이고 이들은 5만 4319㎾의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중 가동 중인 설비는 3131개소로 3만 2387㎾를 생산하고 있다.

권 과장은 "가동 중인 태양광 발전은 연간 9851개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라며 "이는 연간 9457Toe를 감축하는 효과를 갖는다"라고 설명했다(Toe=석유 1t을 연소시킬 때 발생하는 에너지).

태양광 보급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는 50kW 이하의 소형태양광 발전에 대해 5년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지원정책은 기존의 발전차액지급제도(FIT) 방식에서 최근 발전소간 경쟁체제인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제도(RPS) 방식으로 바뀌게 됐다. RPS 발전사업이란 한전 자회사 등 대형 발전소의 경우 의무적으로 판매 전기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해야 하는데 이런 신재생에너지 물량을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 등으로부터 구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그에 따르면 보조금은 각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량과 연계해 5년 동안 1년에 한 번씩 지급되고 있다. 한국전력에 판매한 전기는 1kWh당 50원씩 지원된다. 단, 보조금 지원 대상으로 확정되기 위해서는 오는 6월 30일까지 발전이 시작된 상태여야 한다.

권 과장은 "이밖에도 공공분야 유휴 공간인 옥상 등을 활용해 태양광·소수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LED조명, 백열등보다 에너지 효율 90% 좋아

 권민 과장은 시민들이 시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권민 과장은 시민들이 시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 박선주 기자

지난 2012년 4월, 서울시는 "2014년까지 원전 1기가 생산하는 200만Toe를 줄여 도시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인다"는 취지의 '원전하나 줄이기' 사업을 발표했다.

태양광과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고 기존의 전기 소비를 아껴 약 79만Toe를 줄이고, 석유와 도시가스 약 121만Toe를 절약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원전하나 줄이기'란 원전 1기 만큼의 에너지를 서울시 내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서울시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원전 1기만큼의 에너지를 얻는 방법은 다양하다. 태양광 발전 등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하는 방법과 에너지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식 등이다.

'원전하나 줄이기 2012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업 시작 후 1년 동안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 생산 가운데 '절약' 부분의 목표 달성도가 가장 좋았다. 이 부분은 '에코 마일리지'와 같은 시민들의 실천에 힘입어 목표치인 10만Toe의 160%(16만Toe)에 도달했다.

그는 "서울시민들이 에너지를 절약하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원자력발전소 한 개가 문을 닫아도 될 정도의 효과를 일으키자는 취지"라며 "서울시가 대도시인 만큼 서울이 바뀐다면 파급 효과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은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할 수 있다. 에너지 효율등급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고 일반 전구 대신 LED(발광다이오드)조명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 청사의 조명은 모두 LED조명"이라며 "이는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90%나 좋고 형광등보다 49% 가량 좋다"고 설명했다. 

LED 조명의 원리는 반도체에서 전자 위치 이동에 따른 에너지 차이로 빛을 내는 것이다. 이 조명은 고효율로 일반조명에 비해 수명이 길다. 또 수은이나 방전용 가스 등의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조명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격이 일반조명에 비해 높긴 하지만 에너지 효율 면에선 훨씬 뛰어나다. 즉 백열등이나 일반 형광등을 사용할 때 보다 LED 조명을 사용했을 때 전기요금을 훨씬 더 절약하게 된다.

또 서울시는 내달 28일까지 난방기를 캔 채 문을 열고 영업하는 건물에 대해 단속을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부과한다.

개문난방 단속 첫날인 지난 2일 오전 권민 과장을 비롯한 서울시 녹색에너지과 관계자,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직원 등 30여 명은 서울 중구 명동거리를 찾았다.

이들은 '에너지를 줄입시다', '문을 닫고 영업합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과 '에너지사용 제한' 안내문 등을 들고 1시간 가량 상권이 밀집한 명동 거리를 거닐었다.

그는 "1회 적발 시에는 경고장을 발부하고 그 다음부터는 위반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세부적으로는 1회 50만원, 2회 100만원, 3회 200만원, 4회 이상은 300만원을 반복적으로 부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대정전의 위험 없이 모두가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에너지사용제한 단속을 실시하는 것"이라며 "개문난방으로 낭비되는 에너지를 막기위해 공공기관과 민간 건물 등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과장은 "에너지 절약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는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며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비단 우리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의 것이기도 한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열쇠는 바로 '에너지 수요 관리'에 있다"며 "에너지 절약과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고 환경 파괴도 막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녹색에너지과장
권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녹색에너지과장 ⓒ 박선주 기자

권민 서울시 녹생에너지과장은
▲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지구시스템과학과 학사 ▲ 美 덴버대학교(DU, University of Denver) 석사 ▲ 現 녹색에너지과장(서기관) ▲ 지방고시(환경직) 2회 합격 ▲ 서울시 사무관(1997~); 도시생태팀장(4년), 수질관리팀장(1년), 기후변화팀장(2년), 신재생에너지팀장(3년), 아리수음용팀장(2년) 등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권민 녹색에너지과장#신재생에너지#에너지 수요관리#환경#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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