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연대를 통해 6·4지방선거에서 박근혜-새누리당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며 지역 야권에 연대를 제안한 데 대해 민주당, 정의당, 노동당 등 타 야당들로부터 '언론 노출을 위한 얄팍한 선거전략', '진정성이 없다'는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이 이미 지방선거 후보를 결정한 상태에서 아직 구체적 후보군을 결정하지 않은 다른 야당들을 배려하지 않은 연대 제안이라는 것이다. 나머지 야당들은 또한 사전 예고나 연락도 없이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야권연대를 요구한 것이 통합진보당이 튀기 위한 전략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후보 선출한 통합진보당, 다른 후보들 '다 비켜?'"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지난해 말 지방선거 출마후보를 공모한 후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7일까지 당원 투표를 진행해 후보를 결정짓고 12월 17일 후보선출대회를 열었다.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이영순 전 의원을 울산시장 후보로, 현직인 김종훈 동구청장과 윤종오 북구청장 후보을 재선 구청장 후보로, 김진석 시당위원장을 남구청장 후보로, 그외 광역 및 기초의원 후보 등 22명이 사실상 출마선언을 한 것.
특히 지난 8일에는 통합진보당 이름표를 달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노동자 후보들의 기자회견을 가진 데 이어, 10일에는 민주노총 산하 울산건설기계지부가 전체조합원 ARS전화응답설문투표(여론조사기관 RND의뢰)로 통합진보당 광역시의원후보를 선출한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며 '장현수 사무국장 후보가 선출됐음'을 홍보했다.
하지만 장 사무국장이 통합진보당 당원인 데다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철회한 상태에서의 일이라 '마치 지역의 노동자 후보들이 모두 통합진보당 소속인양 비친다'는 불만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 이후 민생행보를 이어가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 울산시당은 통합진보당의 이같은 야권연대 제안에 유감을 나타냈다.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상범 전 울산 북구청장은 21일 "기자회견을 통한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제안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슈를 선점하기 위한 주도권 의도만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전 북구청장은 "통합진보당이 기자회견에서 '정중한 야권연대 제언'이라고 했는데, 진실로 진정성을 가지려면 기자회견을 통해 일방적으로 던질 것이 아니라 성사되기 전까지 비공개로 조용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통합진보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야권단일화의 최대 수혜를 입은 정당으로서 어떤 양보의 자세를 갖고 있는지 먼저 밝혀야 맞다"며 "(기자회견은) 진보당 시장후보 언론노출 빈도를 높이고 명분을 쌓기위한 얄팍한 선거전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정의당 울산시당도 비슷한 입장이다. 정의당 울산시당은 22일 오후 7시 울산상공회의소 6층에서 창당대회를 갖는다. 창당대회에는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정의당 울산시당 권병규 사무처장은 "천호선 대표가 이미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못박은 상태"라며 "내일(22일) 창당대회를 갖는 등 조직 정비 중으로 아직 연대에 대해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불쑥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연대를 제안한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마 다른 당들도 마차가지 입장일 것"이라며 "만일 야권연대에 대해 논의한다면 통합진보당을 제외한 야 3당(민주당, 정의당, 노동당)이 먼저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당 울산시당 권진희 시당위원장은 "야권연대는 진정성이 담보가 돼야 하는데 통합진보당이 이미 지방선거 후보를 다 정해 놓고 야권연대를 제안하는 것은 '다른 당 후보는 비켜라'는 식으로 밖에 보이지 안는다"며 "사전에 만나 이야기도 없이 일방적으로 야권여대를 제안하는 것은 정치도의상 맞지 않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