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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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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퇴설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번에는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정황도 구체적이다.

박 대통령이 인도·스위스 국빈방문 출국 직전 사표를 제출했고 박 대통령은 사표를 반려하지 않고 귀국 후 보자고 했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또한 김 실장이 이전에도 두 차례 이상 사의를 표명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물론 청와대는 김 실장의 사표 제출 보도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밤, 귀국에 앞서 순방에 동행 중인 기자들에게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남아 있는 청와대 관계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에 확인했지만 사표 제출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며 "김 실장은 박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도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부인에도 반복된 '김기춘 사퇴설'

김 실장이 조만간 물러날 것이라는 이야기는 그동안 여권 내에서 여러 차례 반복돼 왔다. 지난해 말 김행 대변인의 사퇴 이후 김 실장이 포함된 청와대 비서진 개편론이 한차례 불거졌다. 김 실장이 애초에 부임하면서 인사파동 등으로 흔들리던 청와대가 "자리 잡을 때까지만 도울 생각이었다", "비서실장 일을 오래 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주변에 해왔고, 취임 1주년을 앞둔 청와대 비서진 개편 과정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청와대는 공식 부인했다. 그럼에도 건강악화에 따른 사의 표명설이 다시 꼬리를 물었다. 역시 청와대는 강하게 부인했지만 김 실장의 사퇴설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 해외 순방 중에도 대통령 귀국 후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설'이 불거져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확인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의 사퇴설이 반복되고 있는 배경으로는 우선 김 실장의 개인 사정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말 불의의 사고로 쓰러진 외아들이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비서실장 업무를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김 실장이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겉으로는 내색을 하지 않지만 맘고생이 심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 실장의 사의 표명이 사실일 경우 이런 개인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퇴설 배경은 문고리 권력·여권 실세와 갈등?

 김기춘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8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
 김기춘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해 8월 8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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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여권 일각에서는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박 대통령 측근 비서관들과의 갈등이 사퇴설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여권 내에서는 김 실장 부임 후, 15년 넘게 박 대통령을 보좌해온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 핵심 보좌진 그룹들의 운신 폭이 좁아졌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김 실장이 '부통령' 혹은 '왕실장'이라 불릴 정도로 청와대는 물론, 새누리당과 사정기관까지 장악하면서 이들 보좌진의 힘이 빠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의 불화가 생기면서 김 실장의 사퇴설을 부추겼다는 게 내부 갈등설의 핵심이다. 허태열 전 비서실장의 사퇴 과정에서도 인사 문제를 둘러싼 보좌진 그룹과의 마찰이 인사 실패로 이어지면서 허 전 실장의 경질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김 실장의 국정장악에 대한 여당 내 불만도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여권에서 반복되고 있는 사퇴설은 김 실장에 대한 견제용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벌써부터 후임 비서실장 후보들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은 김 실장 흔들기 차원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권력 내부 갈등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귀국한 박 대통령, 김기춘의 거취는?

이에 따라 귀국 후 산적한 국내 현안에 대한 교통정리에 나서게 될 박 대통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7박9일 간의 인도·스위스 순방을 마치고 23일 오후 4시 10분 경 귀국했다.

일부에서는 김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게 사실이라고 해도 박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김 실장이 부임한 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은데다 취임 1년도 안돼 비서실장을 두 명이나 바꿀 경우 국정운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김 실장의 경우 임명 당시 '올드보이' 논란 등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고 단행한 인사여서 박 대통령이 쉽게 교체하기 힘들다는 전망도 있다. 김 실장도 자신을 둘러싼 사퇴설에 대해 매우 불쾌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청와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 실장의 사퇴가 현실이 된다면 중폭 이상의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참모진 일부도 오는 6·4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조만간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어서,  공석 중인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포함해 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 다음 달 25일 박 대통령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집권 2년차 국정운영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청와대 비서진 개편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있다.


#김기춘#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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