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신(新)당이 아니라 헌정치구(舊)당의 모습이다." 홍지만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의 말이다. 새누리당이 3월 중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안 의원 측이 전날(27일) 창당준비위원회 명칭을 가칭 '새정치신당'이라고 정한 것을 두고서 '새 정치가 무엇이냐'고 공세를 펴고 나선 것.
포문은 새누리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을 맡은 홍문종 사무총장이 열었다. 그는 2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안철수 의원 측이 신당 명칭을 새정치신당으로 정했는데 이에 대해 '새정치' 개념이 모호하고 (안 의원 측의) 정치적 지점도 모호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면서 "임시당명에 새롭다는 말을 두 번이나 강조한 신당이 어떤 방식으로 새 정치를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이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뒷북'이라고 일축했다.
홍 사무총장은 "박 대통령은 기초연금 문제로 작년 9월 두 차례 사과와 유감을 표명한 바 있고 재정상 어려움으로 당장 (모든 대상자에게 20만 원을) 드리지 못하지만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럼에도 안 의원이 대통령의 사과를 언급한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연금 문제를 쟁점화해 노인층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 의원이 국론 분열로 반사이익을 얻으려 생각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생각을 고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새 인물의 정치 진출 막는 게 안철수식 새 정치?"안종범 정책위 부의장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이 연계돼서는 안 된다"는 안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고 나섰다.
그는 "안 의원이 기초연금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발언한 것 같다"면서 "기초연금을 도입해서 모든 노인분들에게 혜택을 드리는 것은 국민연금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국민연금 수령액 중 단 1원도 변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 의원의 주장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좋은 발언으로 굉장히 위험하다, 앞서도 많은 분들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손해볼까봐 (국민연금에서) 탈퇴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이미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주요현안에 대한 발언을 마쳤던 최경환 원내대표도 다시 마이크를 켜고 거들고 나섰다. 그는 "안 의원이 새 정치의 콘셉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 분이 입만 열면 새 정치를 말하고 있는데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안 의원은 기초선거 정당공천(기초공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폐지시 청년·여성 등 정치신인들의 정치진출을 심하게 제약하는 치명적 문제점이 있다"면서 "새 정치라 함은 새로운 생각을 가진 새 인물이 들어와서 정치를 하자는 것이 요체이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기초연금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래세대의 부담 문제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안 의원의 새 정치는 포장만 있지, 이 분의 속생각은 새 정치와 어울리지 않는다, 두 가지 사안(기초공천 폐지·기초연금)만 보자면 새 정치는커녕 구태정치의 전형을 밟고 있다"면서 "표만 되면 양비론으로 비판하는 정치인식을 갖고 있음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만약 그렇다면 당명에서 새 정치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원내대표의 말을 홍지만 원내대변인이 "새정치신당이 아니라 헌정치구당의 모습"이라며 호응했다. 그는 "기초공천 폐지하더라도 정당표방의 자유가 있어서 모든 후보가 당을 표방하면서 난립할 것이고 당의 내천(內薦) 결과도 발표할 수 있다"면서 "지금과 다른 게 없는,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난립하면서 돈 선거까지 불거질 게 자명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