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금 동네축구하고 있다. 공만 쫓아다닌다. '간지' 나는 개별 플레이어가 있는데도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못하고 있다. 감독의 기능에 상당히 회의적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28일 '정치의 교체와 정당의 재구성을 위한 2014 정치혁신' 토론회에 참석해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국민들이 민주당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무능을 떠올린다"며 "야당이 야당답지 못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아무리 쌈박한 정책을 내걸어도 믿어주지 않고 기대도 안한다"며 "민주당의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우클릭 정책'이 아니라 신뢰회복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의원은 지난 24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글을 올려,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23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와 언론 인터뷰에서 지도부를 공격하는 것은 당에 도움이 안 된다, 내부에서 서로 총 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에 강하게 반발했다(관련기사 :
김한길 겨냥한 정청래 "내부 입단속? 민주주의 맞나").
"국민참여 방안 필요"... "민주당은 죽어있는 정당" 민주당 '정치교체·정당재구성을 위한 혁신모임'이 주최한 이날 정치혁신 토론회에서는 정청래 민주당 의원 외에도 최재성 민주당 의원과 김윤태 고려대 교수가 참여해 발제를 맡았다.
먼저 최재성 의원은 '정치의 교체와 정당 재구성의 길'이란 주제발표에서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새정치가 성공하기 위해선 동기의, 과정의, 결과의 새로움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이 과거 정치를 뛰어넘어 얼마나 새로운 정치과정을 잉태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최 의원은 '정책의 성공은 직접민주주의 구현'임을 강조하며 "시민들이 직접 정책을 만들고 출마하는 '시민참여형 정책결정시스템' 같은 국민참여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도 "민주당은 왜 민주주의라는 업적을 남겼는데도 지난 선거에서 졌는지 알고 있냐?"고 물으며 "유권자들 스스로 투표를 통해서 정치를 바꾸려는 의지가 약화됐다, 새로운 진보적 대안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사회 불평등에 맞서는, 무상급식 정책과 같은 유권자들에게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선거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정치의 교체와 정당의 재구성이라는 토론 주제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손혁재 경기시민사회포럼 대표는 "최재성 의원과 김윤태 교수의 발표를 들으며 답답하고 불편했다"며 "정치개혁과 관련해 메아리 없는 외침을 20년째 반복하고 있는 현실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손 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죽어 있는 정당"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소용없다, 어떻게 실천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안병진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2017년까지 민주당의 키워드는 '도전자 브랜드'가 돼야 한다"며 "직전의 과거와 전면적으로 단절할 수 있는 강력한 혁신의 드라이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안 교수는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이미 박원순, 안희정 등 굉장히 훌륭한 '도전자 브랜드'를 갖춘 자산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민주당 혁신모임에는 강기정·이목희·전해철·조정식·최재성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모임을 공식화하고 민주당의 외연확대를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 김종훈 기자는 <오마이뉴스> 제19기 인턴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