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 말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을 MBC PD수첩에 제보한 '제2저자' 류영준씨가 세계적 과학전문지 <네이처>와 인터뷰를 통해 그간의 침묵을 깼다.
30일자 <네이처> 7485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류영준 강원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황우석 사건의 본질은 타인의 희생과 타인의 삶을 한 개인의 성공을 위해 악용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류 교수는 황우석 교수팀이 2004년 <사이언스>에 실은 줄기세포 논문의 제2저자였다.
지난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이 체세포 복제를 이용한 배아 줄기세포주의 확립의 원리증명이었다면, 2005년 논문은 이 방법이 본격 치료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 이 논문이 나올 당시 연구팀을 떠나 원자력병원에서 일하던 류 교수는 황우석연구팀에서 주요 구성원들이 빠졌음에도 단기간에 1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배양해낸 것에 의문을 품었다. 류 교수는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다. 논리적이지 않았다"고 했다.
"황우석 사건 본질, 타인의 삶을 한 개인 성공 위해 악용한 것"그가 황 교수의 사기행각을 멈춰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것은 황 교수가 열 살짜리 척수손상 환자에게 다시 걷게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줄기세포 임상실험 준비를 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류 교수는 "나는 분노했다"고 했다. 그 실험이 류 교수도 알고 지낸 그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MBC PD수첩에 황 교수의 행각이 나간 뒤, 제보자가 류 교수란 사실이 알려졌고 황우석 지지자들의 '테러'가 시작됐다. 그들은 류 교수의 블로그 등을 해킹한 이후, 그와 아내를 상대로 온갖 압력을 행사했다. 결국 그들의 쉼없는 압력에 병원을 그만둬야 했고, 류 교수 부부와 8개월짜리 딸은 여섯달을 숨어 살았다고 했다. 류 교수는 "우린 많이 울었다"고 했다.
<네이처>는 이 기사에서 류 교수가 지난해 12월 BRIC 사이트에 실명으로 감사의 글을 올렸고, 이 내용이 기사화된 뒤의 반응을 소개하기도 했다. 포털 다음의 해당 기사에 달린 1000개 이상의 댓글 중에서 90%가 류 교수가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를 몰락시키고, 줄기세포 연구에서 외국이 한국을 추월하게 만들었으며, 국익을 해쳤다는 비난이 쏟아졌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