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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1월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의 '박원순 대항마' 찾기가 '3자 빅매치'로 진영을 갖추고 있다. 당 안팎의 서울시장 출마 요구에 손사래를 치던 정몽준 의원(7선)과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방향을 바꿔 경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이로써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 이혜훈 최고위원을 포함한 '정몽준-김황식-이혜훈' 빅매치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

가장 관심을 모은 인물은 지난달 23일 미국으로 출국했던 정몽준 의원이었다. 정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서울시장 후보로서는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출국 직전 "6월 지방선거도 중요하기 때문에 (미국에서) 생각해 볼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실제로 3일 새벽 귀국한 정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간 입장을 밝혔다. 그는 6.4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너무 늦기 전에 필요한 결정을 할 것"이라며 "당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한다면 당의 견해를 가볍게 생각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는 "거의 30년에 가까운 정치생활을 하면서 정치 탁류에 몸을 던지는 것을 한 번도 두려워한 적은 없다"면서 "제가 할 일이 있다고 주변에서 말씀해주시면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6년 전 저를 20년 동안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울산을 떠나 서울로 올 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동작은 저의 정치적 고향인데 저를 지역에서 많이 도와주시는 분들과 서울시민, 우리 당의 동료와 상의한 뒤 너무 늦기 전에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출마 결심의 '장애물'을 묻는 질문에 "장애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서울시민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이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 '아름다운 단일화'를 주도하는 '게임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도 "제가 하고 싶다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민이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의 경선에 대해서는 "김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때 수고를 많이 했다"면서 "경선이라는 것은 힘을 합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의 최종 역할을 '고정'하지 않으면서도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문'을 확실히 연 셈이다. 핵심은 당이 어떤 과정을 거쳐 출마를 요청하느냐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거의 굳힌 것 같다"면서 "당에서 요청하면 가볍게 받지 않겠다고 하셨으니 그런 프로세스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당내 정몽준계로 꼽히는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 역시 "머지않은 시간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하셨다"면서 "내 입장에서 보자면 이제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초선 의원도 아니시고 7선 의원이고 중량감 있는 분인데 스스로 (출마하겠다고) 나서시기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홍문종 "김황식 전 총리 출마 긍정적... '빅매치' 좋은 결과 가져올 것"

오는 10~13일 사이에 미국으로 출국 예정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서울시장 경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지난 2일 MBN과 한 전화통화에서 "김 전 총리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기로 했다"며 "4일이나 5일쯤 만나 확답을 받고 이를 언론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총리는 앞서 정 의원과 함께 유력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지목됐다. 특히 호남 출신인데다 이명박 정부 당시 국무총리직을 수행하면서 얻은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그는 출마 여부를 '확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12월 미국 UC 버클리대 로스쿨 한국법 센터의 수석고문직을 맡아 출국하기도 했다. 이는 당의 서울시장 출마 요청에 대한 거절로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특히 김 전 총리는 자신의 미국행을 '단독 추대 요구'로 해석하는 것을 두고 "그런 것은 꼼수"라고 반박하면서 경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전 총리의 출마 여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홍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 전 총리가) 출마 결심을 굳혔다고 얘기한 것은 없고, (김 전 총리가) 저희와 같이 일하시던 분이니까 긍정적으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으신 것 같다는 표현을 한 것이다,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라며 한 발 물러섰다.

다만, 홍 사무총장은 "구정이 지났으니깐 한번쯤 만나 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김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사인을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몽준-김황식-이혜훈' 빅매치 성사 가능성에 대해 "그런 과정을 거쳐서 좋은 후보가 만들어지면 제가 생각하기에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음 주 중 공식 출마선언을 준비하고 있는 이혜훈 최고위원 쪽도 '빅매치' 성사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최고위원 측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을 치르니 누구든지 좋은 사람 많이 나오라는 입장이다"면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우리가 야당인 만큼 (외부인사 영입·추대보다)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철 "수도권 승리 위해 정몽준-남경필-황우여 직접 나서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 남소연

한편, 당 지도부도 연일 '중진차출론'을 거론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심재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4일)이면 단체장 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인데 우리는 지방선거 핵심 지역인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안개가 많이 끼어 있다"면서 "수도권은 상징성 때문이라도 절대 져서는 안 되는 지역으로 당의 필승 후보인 중진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과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강력한 '공격전선'을 형성해야 한다는 게 당의 전략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당내 중진들이 당을 위해 희생하고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심 최고위원은 이날 "경쟁력 있는 중진으로 꼽히는 분들은 서울 정몽준 의원, 경기 남경필 의원, 인천 황우여 대표"라며 "먼저 뛰고 계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이 세 분이 이번 지방선거에 직접 나서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고 '차출 명단'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어, "경쟁력 있는 중진은 그동안 공천이나 당직 등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대해 이번에는 보답해야 한다"면서 "당의 은혜 입은 중진들이 선공후사로 나서서 지방선거 승리에 직접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몽준#김황식#이혜훈#박원순#서울시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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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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