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무대에서 활동한 거물급 인사들이 고향 운운하며 경남으로 몰려들고 있다. '새누리당 텃밭' 경남에서 정치재기의 발판을 삼으려는 당 대표 출신 두 인물의 격돌이 예상되고 있다. 경남이 무슨 중앙정치무대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장한 정치인들의 안식처냐. 새누리당이 독식하고 있는 경남이 그리도 만만하고, 경남도민이 쉬워 보이는 것이냐?"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강병기(54)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이 6․4 지방선거 때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새누리당에서는 중앙정치권에서 활동하던 홍준표 지사에 이어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을 지적한 말이다.
"도민과 소통하는 도민 주권시대 열겠다"
강 위원장은 5일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출마선언하면서 "어떤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서울에서 내려와 고향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노라는 그럴싸한 '속임수'로 도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이제는 바꿔야 하고, 서민들을 위해, 서민들에 의해 경상남도를 책임질 수 있는 따뜻한 진보 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에서는 홍 지사와 안 전 대표, 박완수 창원시장이 출마 채비를 하거나 출마선언했다. 야당에서는 강 위원장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는 몇몇 인사들이 출마할 것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출마선언은 하지 않은 상태다.
강 위원장은 "입춘이 지났건만, 아직도 꽃샘추위는 우리 마음을 웅크리게 만들어 꽃 피는 봄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면서 "피 흘리며 싸워 쟁취한 민주주의의 시계가 20년, 30년 전으로 되돌아가 또다시 숨죽이고 웅크리며 살아온 유신의 시대로 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을 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함께 잘사는 '따뜻한 진보 경남시대'를 만들어 보겠다"고 선언한 그는 홍준표 지사를 비난했다. 그는 "무상급식예산 삭감과 비정규직 센터예산 삭감, 그 동안 경남도민들의 합의를 통해 일궈온 수많은 성과들을 홍준표 도정과 새누리당은 하루아침에 파기해 버렸다"며 "지난 1년간의 홍준표 도정이 어떤 식으로 경남도민의 삶을 파탄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정의를 이기는 불의란 없고, 민주주의를 이기는 독재권력이란 없으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이기는 폭압은 없다"며 "폭주기관차와도 같은 박근혜정부와 홍준표 도정의 오만과 독선의 정치에 종지부를 찍어야 하고, 진보 1번지 경남에서 반드시 박근혜정부와 홍준표 도정을 심판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병기 위원장은 "올바르고 정의로운 '바른 경남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진주의료원 문 다시 열고 우리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무상급식 전면실시 하도록, 다시 바꾸자"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도민들이 결정하고 도민들과 소통하는 '도민주권시대'를 열어가겠다"면서 "평생복지를 실현하는 '복지경남시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 해 동안 끊임없는 인내와 애정으로 농작물을 키우는 농사꾼의 심정과 자세로 도민 여러분을 위한 서민도지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강병기 위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진주의료원은 반드시 재개원하고, 무상급식 문제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야권연대와 관련해, 그는 "지사 선거와 관련해 야권연대는 없다는 게 원칙이고, 앞서 있었던 두 번의 선거 때 양보를 했는데 세 번 연속으로 물러설 수는 없으며, 당원들 사이에서는 '우리가 진보당이지 양보당이냐'는 말이 있다"며 "민주당이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에 일정한 역할을 한만큼 현재로서 야권연대는 없다. 민주당이 오히려 '진보 지사'를 위해 양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 출신의 강병기 위원장은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과 정책위원장,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지냈고, 김두관 전 지사 재직 시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미영 진주시의원이 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