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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충무로에 위치한 포스트타워에서 2013년 연구성과 보고회 및 제11차 환경정책포럼을 개최했다. KEI는 2012년부터 '환경정책포럼'을 통해 환경현안에 대한 민·관, 중앙·지역 간에 활발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오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먼저 지난해 KEI 연구 성과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환경정책포럼 김일중 공동대표(동국대 교수)는 '환경정책포럼 회고와 전망' 발표를 통해 "환경정책포럼 시행 초기에는 '녹색성장의 개념적 혼란과 녹색으로 포장된 성장정책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를 통해 환경정책의 지평을 넓히고 투자를 확대하게 됐으며 향후 녹색경제 및 녹색사회에 대한 정책마련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3년 KEI 연구성과 보고회 및 11차 환경정책포럼에는 KEI 환화진 부원장(오른쪽 세 번째)을 좌장으로 KEI 공성용 기후대기연구실장(오른쪽 두 번째), KEI 박정규 환경보건실장(오른쪽 첫 번째) 등이 참여해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13년 KEI 연구성과 보고회 및 11차 환경정책포럼에는 KEI 환화진 부원장(오른쪽 세 번째)을 좌장으로 KEI 공성용 기후대기연구실장(오른쪽 두 번째), KEI 박정규 환경보건실장(오른쪽 첫 번째) 등이 참여해 발제와 토론을 이어갔다.
ⓒ 온케이웨더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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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진행된 환경정책포럼에서는 ▲ 온실가스 감축목표 이행체제 확립 ▲ 에너지 절약 및 에너지 가격 체계의 합리화 ▲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다양한 시스템 구축 등이 주요 정책 사안으로 논의됐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이병욱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 세계적 과제인 기후변화에 대한 해법이 뚜렷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온실가스 배출과 원전 불안감은 물론 황사에 이어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그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운 문제거리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미세먼지는 다른 대기오염물질에 비해 질병 유발과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이 높아 정책적 대응이 절실하다"며 "미세먼지와 황사 등 심각한 동북아의 환경문제는 국민건강보호를 위해 반드시 국가 간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열린 제11차 환경정책포럼에서는 미세먼지, 화학물질 관리를 포함해 동북아 지역의 대기 현황과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방안 등 다양한 환경 이슈들이 논의됐다. 특히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초미세먼지(PM2.5)의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 연구'와 '화학물질 사고 대응을 위한 제도 개선 연구'등의 발표가 관심을 끌었다.

"서울 초미세먼지 10㎍/㎥ 되면 심혈관계 입원 5918건 ↓"

 KEI 공성용 실장이 초미세먼지(PM2.5)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EI 공성용 실장이 초미세먼지(PM2.5)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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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 공성용 기후대기연구실장(공학박사)은 '초미세먼지(PM2.5)의 건강영향 평가 및 관리정책 연구'란 주제발표를 통해 "초미세먼지가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 실장은 지난 2006~2010년 서울시민의 병원 입원 자료를 이용해 초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및 심혈관계 질환 유병률 조사 분석한 결과 그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 방법은 기상청의 기온, 상대습도, 해수면 기압의 평균값과 국립환경과학원의 미세먼지 농도 자료,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초미세먼지 농도 자료의 일평균 값,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청구자료 등을 분석하거나 활용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심혈관계 입원 발생위험이 전체 연령집단에서 2.00%, 65세 이상 연령집단에서 3.74%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흡기계 입원 발생위험은 역시 초미세먼지 농도가 10㎍/㎥ 증가할 때 1.06%(전체 연령집단), 8.84%(65세 이상 연령집단)씩 높아졌다.

공 실장은 "통계적으로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의 증가는 심혈관계 및 호흡기계 입원 발생위험을 유의하게 증가시키지만, 특히 초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입원 발생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 개선으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10㎍/㎥)로 낮아지면 2010년 서울시민을 기준으로 전체연령 집단에서의 심혈관계, 호흡기계 관련 질환 입원이 각각 5918건, 2609건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또 미세먼지(PM10)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인 20㎍/㎥ 이하로 떨어지면 심혈관·호흡기계 관련 질환 입원(전체연령 기준)이 각각 6695건, 3147건 줄어드는 등 국민의 건강편익이 증진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 실장은 "만약 미세먼지(PM10) 농도가 우리나라 대기환경기준인 50㎍/㎥만 달성해도 병원 입원이 심혈관계 2479건, 호흡기계 1170건 각각 감소할 것"이라며 "대기질 기준을 설정할 때 건강을 고려한 대기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여의도 한강에 미세먼지가 껴 있는 모습
 서울 여의도 한강에 미세먼지가 껴 있는 모습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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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그는 산업도시인 울산과 일반 대도시인 대전·광주 등을 구분해 초미세먼지 삭감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산업도시와 일반 대도시는 초미세먼지의 주요 배출원이 다른데도 정부에서는 현재 차량 등 도로이동 오염원에 대한 대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 실장에 따르면 울산의 미세먼지 배출은 선박과 생산공정에서의 배출이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유기탄소나 금속성분의 비중이 높다. 반면 대전과 광주는 금속성분과 탄소 등의 배출이 울산보다 낮다.

공 실장은 "다양한 오염물질과 배출원을 감안해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대기환경규제지역을 지정하거나 지자체 별로 삭감이 필요한 배출원에 대해 먼저 예산 배분을 하는 등의 지역 중심의 관리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국 화학 산업 규모 세계 7위... 안전관리는 '미흡'

 KEI 박정규 환경보건실장이 화학물질 사고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KEI 박정규 환경보건실장이 화학물질 사고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박선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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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사고대응을 위한 제도개선 연구'란 주제에 대해 발표한 KEI 박정규 환경보건연구실장(환경독성학 박사)은 "국내 화학 산업 규모는 전 세계 7위로 화학·유독물의 유통량이 증가 추세에 있다"며 "반면 화학물질 안전관리 및 사고 대응과 근로자의 안전의식 등은 미흡하다"고 말했다.

박 실장에 따르면 2000~2008년 우리나라에서는 총 469건의 화학사고가 발생했다. 이 중 안전관리 미흡으로 인한 사고 발생이 47%로 가장 많았다. 사고 원인 물질은 석유류(43건)가 가장 많았고 휘발유(31건)와 톨루엔(25건) 등이 주를 이뤘다.

이에 비해 미국에서는 해마다 화학사고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박 실장은 "미국은 1987년 10월 텍사스의 한 정유회사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 사고 이후 2년간 주민 건강영향 조사를 실시했다"며 "또 불산가스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을 입법예고 해 불산 취급 사업장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우리 정부는 이미 화학물질 전담조직 신설이나 화학사고 발생 시 처발 강화, 위해관리계획 및 장외 영향평가 조항 등을 신설한 상태다.

박 실장은 "향후 화학사고 관련 물질에 대한 정보 공개 확대와 '화학사고 대응시스템(CARIS)' 개선 등을 통해 소방서 등 초동대응 기관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선주(parkseon@onkweather.com) 기자는 온케이웨더 기자입니다. 이 뉴스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KEI 11차 환경정책포럼#초미세먼지#미세먼지#대기환경#화학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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