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 주가 '동해 병기' 표기를 압도적으로 통과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한국에 대사관을 설치한 국가 중 대사관 누리집(홈페이지)에 동해와 독도 지명 대신 일본해와 다케시마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하는 나라가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돼 이를 고치려는 외교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의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한국에 대사관이 설치된 62개국 대사관 홈페이지를 한 달 동안 전수조사한 결과 홈페이지에 한국 지도를 실은 17개국 대사관 중 16개국이 '일본해'로 표기하거나 '독도'를 빼는 등 일본측에 유리한 지도를 쓰고 있었다.
주한 가나대사관의 경우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고 울릉도와 독도는 아예 지도에서 빠져 있었다. 일본해 밑에 조그만 괄호 안에 '동해'가 표기되어 있으나 잘 보이지 않았다. 또한 일본지도에는 지명이 세세하게 나와 있지만 한국 지도는 대부분 지명이 삭제되어 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도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으며 '독도'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일본주재 프랑스 대사관 홈페이지에는 일본해와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되어 있다. 주한 태국 대사관, 주한 세르비아 대사관, 스위스정부관광청 등도 마찬가지였다.
이밖에도 러시아·인도네시아·네덜란드·스페인·폴란드·이탈리아·에콰도르·칠레·스웨덴·핀란드·이란 대사관 등 11개 대사관 홈페이지에서는 구글 지도를 인용해 일본해로 표기하고 확대해야 병기된 '동해' 글씨를 볼 수 있다. 이들 대사관은 모두 독도를 리앙쿠르 암초로 표기하고 있으며 독도로 표기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제대로 된 표기를 한 국가는 이스라엘이 유일했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에 있는 지도에는 동해와 독도가 명확하게 표기되어 있었다. 하지만 주일 이스라엘 대사관 홈페이지는 일본을 대변하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박창호 정의당 경북도당 위원장은 "한국에 주재하는 국가의 대사관 지도 대부분이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고 아주 크게 확대해야 동해 병기를 볼 수 있었다"며 "이를 수정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원준 정의당 대구시당 위원장도 "리앙쿠르 암초는 일본이 독도를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라며 분쟁지역임을 강조하려고 국제사회에 유포하는 잘못된 명칭"이라며 "정부는 일본의 다케시마 기술 교과서 선정 문제에만 대응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 벌어지는 외국 대사관들의 잘못된 행태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의당 경북도당은 이런 내용으로 지난 7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지만 경북도청이 외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기자회견 장소를 불허했다. 결국 정의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은 11일 대구시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