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쯤 걸리던 여수·광양간 거리가 15분대로 좁혀지면서 양 시를 오가는 시내버스 노선을 신설하자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다. 시내버스 노선이 신설되면 가장 크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묘도 주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여수박람회 시기와 맞춰 개통된 이순신 대교는 양 시의 지리적 거리를 좁혔다. 특히 여수시와 광양시 중간에 위치한 묘도 주민들에게 주는 교통편의는 굉장히 크다. 행정구역상 여수시 관할로 도선을 타고 여수로 왕래하는 데 30분 이상 걸렸던 주민들은 승용차나 시내버스를 타고 5분이면 광양 중마동에 도착할 수 있다.
약 1300명이 사는 묘도에는 마을버스(25인승) 2대가 주민들을 실어 나른다. 여수에서 묘도까지 오는 61번 시내버스 시간에 맞춰 운행하기 때문에 승용차가 없는 주민들은 마을버스를 타고 시내버스 종점에서 여수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하지만 여수 시내버스가 광양 중마동까지, 광양시내버스가 묘도까지 교행하면 묘도 주민들의 교통 편의는 더할 나위없다.
마을버스를 기다리던 한 노인의 이야기다.
"묘도 주민 대부분이 광양으로 가기를 원해요. 근디 우리가 먼 힘이 있소? 광양사람들도 여수로 오려는 사람도 있죠. 근디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여수 사람인깨 여수에 돈을 보태주고 싶지."또 다른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나이 드신 분들은 광양으로 가기를 원하는데 차편이 없어 못가죠. 관공서 일보러 갈 때는 여수로 가지만 목욕이나 간단한 생필품 사러 갈 때면 광양으로 가요."묘도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여수시에서는 광양시에 여수·광양간 시내버스 노선 신설에 관한 협의를 하자고 제안해 3차례 협의가 있었다. 여수시에서는 광양의 중마동까지 버스를 하루 4회 운행할 수 있도록 제안했고 광양시에서는 묘도동까지 하루 2회 운행할 것을 논의했지만 무산됐다.
광양시가 거부한 이유는 여수~광양간 무료환승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만 운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해당 노선을 운행하는 운수업체에서는 수요가 미비해 적자가 발생할 경우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이 같은 건의를 받은 여수시는 재정지원 여부를 적극 검토하기 위해 개략적인 손실액을 파악해 달라고 요청했다.
1억을 약간 상회하는 예산이면 환승시스템 설치가 가능하다는 데 손 놓고 있는 당국의 처사가 아쉽기만 하다. '위민행정'이란 주민의 편의를 위해 행정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